쇠제비갈매기의 꿈 -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다큐멘터리 동화
신동만 지음 / 스토리존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안산시 시화호에는 쇠제비 갈매기가 살아간다. 여름 철새인 쇠제비갈매기는 제비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여름철 저 먼 곳 호주에서 여름 한철 나기 위해서, 번식하기 위해 시화호에 도착하게 된다. 저자는 시화호의 갈대숲이 쇠제비 갈매기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곳이며, 비오는 날 시화호 촬영을 하다가 쇠제비 갈매기의 뜨거운 자연생테계를 목격하였고, 자연의 위대함, 쇠제비 갈매기의 뜨거운 모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요즘 한반도는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도, 비가 오지 않는 가뭄이 계속 나타나고 있으며, 도심은 뜨거운 열기를 잉태하게 된다. 인간이 저지르는 자연생테계의 파괴와 훼손, 자연이 있는 공간에 인간에게 적합한 인간 생테계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경제논리에 따라 자연은 점점 더 후퇴해 가고 있다. 돈이 되면 무엇이든 된다는 논리는 여전히 현존한다.내가 사는 곳에 중앙 고속도로가 생겨남으로서 동물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이 끊어져 버렸다. 매일 고속도로 위에서 길을 헤매는 야생동물들은 길을 잃고 로드킬을 당할 수 밖에 없으며, 도심에 들어오는 멧돼지 또한 인간이 저질러 놓은 원흉에 가깝다. 경제 논리에 의해서 늑대와 반달곰 복원을 하는 우리들의 행태는 지극히 비인간적이며, 멸종과 복원을 하는 이유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인간이 저지른 자연생테계 파괴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며 살아간다.


비가 오는 날이면, 시화호의 야생 동물들은 각자 자기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에 따라 적응해 나간다. 갈대숲 주변에 있는 쇠제비갈매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를 하고 있으며, 알을 잉태하게 된다. 알을 부화하기 위한 암컷의 몸부림은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뜨거운 모성애 그 자체였다. 책에는 쇠제비 갈매기의 삶을 작가의 시선에서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으며, 쇠제비 갈매기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러지 않았을까 하게 된다. 저자의 즈거운 스토리텔링 이야기, 저자는 비가 쏟아지는 그날 뜨거운 모습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비가 오는 그날이었다. 매일 카메라를 들고 야생들과 동거동락하던 그날은 하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었다. 멈추지 않는 비는 쇠제비 갈매기들을 위태롭게 하고 있었다. 둥지를 트고, 알을 품고 있었던 암컷 쇠제비 갈매기는 비가 오는 그 순간에도 자신의 새끼를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으며, 그 모습 하나 하나를 텐트 안에서 담아내고 있다. 여기서 야생동물을 담아낼 때의 철칙은 그들의 생테에 인간이 개입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위태로운 순간을 보여주는 암컷 쇠제비 갈매기를 담아내는 그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는 그 순간에도 저자는 자신의 카메라가 비에 젖어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쇠제비 갈매기는 자신이 죽을 수 있는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새끼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자신의 날개에 기름칠 하고 있다. 쇠제비 갈매기가 날개에 기름칠 하는 건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결국은 생명은 사그라들수 밖에 없다. 어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알은 깨질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졌으며, 어미의 생명도 점점 사그라지고 말았다. 비가 그치고 난 다음날 저자는 그 처참한 상황을 여기저기 목격하고야 말았다. 저자는 이 순간을 담아내며 위대한 메시지를 말하고 있다. 쇠제비 갈매기의 천적은 까치와 황조롱이가 아닌 바로 저자 자신, 즉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간만이 모든 야생동물의 천적이 되어 가고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걸 아는 우리는 여전히 부끄러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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