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서늘한여름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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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여덟의 봄, 나는 첫 직장을 고작 3개월 다니고 예정에 없던 퇴사를 했다
홀로 집에 있는 낮 시간은 이상했다.
사람들은 다들 바빴고, 일을 많이 했고, 돈을 벌었다.

그리고 그걸 버티지 못하고 빠져나온 사람을
"약해빠졌다" 고 비난하게 만든다.

상담을 신청하던 날 나는 퇴사하기 직전이었고
정신적으로 상처받은 상태였다.
엄청나게 화가 났다가
나를 탓했다가

천천히 산다는 건, 특히 내 나이에 천천히 산다는 건
멀어지는 다른 친구들을 바라보는 걸 견뎌야 하는 일이다.

완전히 더 사라지기 전까지 나는 종종 서글플지도 모르겠다.

엄마와의 관계는 어렵다
너무 가까이하기에는 겁이 나고
너무 멀리하기에는 사랑하는

마음의 괴로움들은 외면으로도, 이해로도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나에게 필요한 건 나에 대한 이해가 아닌, 나에 대한 위로다.

오리만 있는 세상에 독수리가 튀는 게 흉인가?
오소리 굴에서 다람쥐가 적응 못하는게 이상한가?

겉으로는 괜찮은 척 했다. 위로받거나 이해받는 것도 피곤했기 때문에,
나는 필사적으로 벗어나려 노력했다.
마음의 빈자리가 생기는 게 무서워 뭐든 쟁여두려 했다.

그렇게 가족은 서로에 대해 알면서
혹은 모르면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사실 인생의 틈 사이에는 늘 안전망이 있었다.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망설이는 대신

내가 하고 싶은 작은 그림들을 거침없이 그리는 게 즐겁다.

작고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누군가와 나눈다.

직장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존재해야 한다.
결국 중요하지 않은 나를 견뎌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흠집이 나능 순간에는 괴롭지만 그 흠집을 통해 내가 모르던 세상을 보게 된다.

우울하다고 언제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가까운 사람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아이를 앟지 않으면 뭐든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이를 낳으면 엄마밖에 못 될 것 같다.

누군가는 내가 내는 소리를 시끄럽고 불쾌하다 생각할 것이다.
모난 나는 저을 많이 맞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지도 모른다.
모난 것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해도, 적어도 내 삶은 다라졌다
그러니 모난 돌은 정 맞아도 계속 모날 것이다.

그러면서 잘하는 게 너무 당연한 분위기 속에 있게 된다
하지만 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지금 너의 하루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쓰다 보니 많은 문장들을 담아낸다. 이 책은 그림일기였다. 가벼운듯 가볍지 않은 문장들은 큰 울림을 전달해 준다. 20대 ~30대 여성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책 속에서 내 마음은 무엇이며, 어떯게 살아야 하는지 그걸 이 책을 통해서 배워 나간다. 저자의 마음들은 상처 받은 마음들이며,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럼에도 그 마음을 감추며 살아가게 된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각자 모난 부분이 있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그 모난 부분이 밖으로 나타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미운 털이 박힌다','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이 우리 속담에 있는 건 어쩌면 우리 들에게 무개성적인 삶을 살아가라고 말하는 건 아닌지, 둥글 둥글하게 살아가고, 개성은 드러내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때로는 참 힘들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가 괜찮은 듯 살아가는 건 어쩌면 나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는 마음이 크다. 애정하면서도 애증 관계, 때로는 웬수같은 가족들, 나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 가족은 때로는 의도치 않게 나에게 큰 상처를 주고 만다. 자신의 나약함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비교하는 것, 어쩌면 그런 모습은 나 뿐 아니라 모든 이에게 보여지는 듯하다. 어릴 적 읽었던 전래동화 '토끼와 거북이,'개미와 베짱이'가 생각 난다. 우리가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살아가는 건 이 두개의 동화 이야기 때문은 아닐런지, 동화 속에 보여지는 개미와 거북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전향적인 모범적인 모습이며, 토끼와 베짱이로 살아가는 건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정서가 우리에겐 분명히 있다. 노력하면서 살아가면서 왜 노력해야 하는지 모르고  살아가며, 행복하고 싶은데, 행복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며 살아간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인생의 안전망'이 필요하다. 어릴 적 나의 부모님이 안전망이 되었고, 성장하면서 내 주변 사람들이 안전망이 되어 왔다. 내 옆의 이웃들도 나의 안전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인생의 안전망'들은 사라지고 있다. 나의 절대적인 안전망이라고 생각했던 가족이 안전망이 되지 못할 때, 나의 이웃이 누군지 모르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언제 어디서든 걱정과 불안을 끌어안고 살아가게 되고, 걱정과 불안 속에 노출되어 가는 건 아닐런지, 이 책을 통해서 나의 마음을 생각하였고, 나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한 번 더 느끼게 된다. 때로는 모나게 살아가는 것도 괜찮으며,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더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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