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서 듣는 시골 수업 - 한 번쯤 귀촌을 꿈꾼 당신에게
박승오.김도윤 엮음 / 풀빛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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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에 대한 기억들, 명절이면, 시골 할머니 집에서 외삼촌 집으로, 동네 어르신들에게 인사하러 다녔던 기억이 있다. 도시에 살고 있었지만 어릴 적 기억의 대부분은 시골과 함께 하였으며, 서울의 높은 아파트가 어지롭고 답답한 건 이런 이유이다. 시골에 대한 정서와 문화가 남아있는 나에게 시골은 여행이 아닌 삶이며, 시골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시골에 정착해 살아가는 귀농인이 아닌 귀촌인으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도시에서 각자 자신의 직장이 있었고, 도시의 삭막함으로 인해 시골을 선택한 그들의 삶 속에서 귀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골은 이러이러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으며, 귀촌하고 싶은 이들에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렇게 하면 귀촌에 실패한다는 걸 책을 통해 배워 나갈 수 있다.


귀촌을 하려면 우선 도시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삶, 즉 이해관계에 따라 살아가는 삶을 버려야 한다. 시골에 사는 분들은 대체로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며, 어떤 마을은 큰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간다. 과거보다 옅어졌지만, 품앗이 개념이 여전히 존재하며, 마음의 경조사가 말생하면 손을 걷고 나서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특히 누군가 상을 당하였을 때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상여꾼이 되거나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정서가 시골의 보편적인 정서이며, 누군가 힘든 일이 있다면 보듬어 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와 나의 개념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편한 시선에서 벗어나야만 귀촌에 성공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여덟가족의 모습을 보면 시골에서 귀농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 도시에서 살아온 직업적 특성,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나. 경영이나 마케팅 등등 자신이 해 오던 일을 바탕으로 시골에서 할 꺼리는 찾아보면 나올 수 있으며, 충북 단양에 사는 박형채씨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농조합을 물려 받아 '소백산 영농조합'을 만들어 귀촌에 성공하게 된다. 김형태,박미영씨 부부는 자녀들의 교육과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귀촌을 선택했으며, 누군가 떠밀어서 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공부할 수 잇느 기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한 강원도 원주에서 까페 <들꽃이야기>를 운영하는 김명진씨의 경우 시골에서 살아가면서 ,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동네 이장이 된 특별한 이야기가 책에 나온다.


도시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삼시세끼'에 나오는 출연자의 모습이 시골의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시골의 모습을 그들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그들의 모습은 시골 코스프레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며, 외부인과 동떨어진 삶을 보여준다. 시골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날씨를 고스란히 느끼면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더우면 더운데로 살아야 하고, 추우면 추운데로 살아가야 한다. 경남 밀양에 사는 송남이씨는 시골의 그러한 특징을 잘 살려 '장담그기 사업'을 시작하였으며, <밀양 구배기 된장>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기계가 아닌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해 된장을 만들어 가며, 그들은 도시에서 쌓아온 인맥을 활용해 사업을 펼쳐 나가게 된다.


농촌에 살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그들의 자연스러운 삶과 동화되어 살아갈 수 있다. 대문만 열면 자연이 보이고, 그 안에서 자연 속에서 즐길 꺼리를 얻을 수 있다. 도시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던 아이들은 시골에서 소에게 볏짚을 담는 바퀴가 두개 달린 통을 가지고 놀이를 만들어 간다. 여름 철 개울가에서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잇는 건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또다른 재미이다.강원도 원주에서 귀촌에 성공한 용형준, 임주현 부부는 유학 후 자신들이 배웠던 목공 기술을 활용해 자연적인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나갔으며, 그것을 활용해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유혹에 휩쓸리지 않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시골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을 찾아 나가게 되었다.


사실 도시에 살다가 귀농을 하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 먼저 터를 닦아 놓은 경우가 아니라면 더욱 그러하다. 여전히 대한민국 농촌은 영세하며, 정부에서 농업 장려책으로 많은 지원을 해주지만 그것으로는 텃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도시 인근에 살면서 문지방에 발을 걸쳐 놓는 형식으로 시골에 집을 짓고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살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다음에 귀촌이나 귀농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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