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행이 되다 : 작품이 내게 찾아올 때 소설, 여행이 되다
이시목 외 9인 지음 / 글누림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문학은 무얼까, 특히 한국 무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고자 하는 걸까,우리 삶에 대해 끊임없이 다가가고자 하며, 우리 삶에서 독특한 찰나의 순간들을 문학은 재현하고 있다. 서로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때로는 부딪치면서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을 작가들은 놓치지 않고 담아내여, 우리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속삭이게 한다. 때로는 현실을 풍자하기도 하며, 비틀기도 하면서, 진실과 거짓을 밀당하면서 그들은 우리의 현실 중에서 가장 밑바닥을 훑어가고 있으며, 소시민의 삶을 담아내고자 한다. 지워진 단어와 놓치고 있었던 단어들을 문학은 회복 시키고 있으며, 나 자신이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의 시간을 재현함으로서 우리는 잊혀진 과거의 기억들을 찾아나가곤 할 때가 있다.책에는 그런 문학에 대한 스물 여섯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으며,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을 찾아간다.


스물 여섯편의 이야기 중에서 공교롭게도 내가 읽은 책은 두 권 뿐이다. 그 두권은 나머지 책을 다 합해도 남을만한 두께를 가지고 있으며, 박경리의 토지와 조정래의 태백산맥이다. 박경리의 토지는 경남 하동 평사리가 주 배경을 이루고 있으며, 부잦집 최참판 댁 딸 최서희의 삶을 그려낸다. 여기서 작가 박경리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25년간의 세월을 한 작품을 위해 써내려 갔으며, 1994년이 되어서 21권의 소설을 완성하게 되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다른 점은 토지의 배경이 되는 평사리를 직접 답사하지 않았다는 점이며, 우리의 역사를 기반으로 하여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우리 삶 깊숙히 들어가고자 하였다. 이런 과정은 소설을 써내려 가면서 생길 수 있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에서 소설을 써내려가기 위한 작가의 깊은 사유가 담겨진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 소설은 10권으로 이루어진 장편 소설이다. 고등학교 수능 필독서가 되었던 이 소설을 읽게 된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최근 알쓸신잡에서 태백산맥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던 기억이 난다. 자신이 스스로 필사하였고, 며느리와 아들에게 <태백 산맥>을 필사하게 하였던 작가 조정래의 독특한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보성 벌교리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과거 우리의 암울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빨갱이 프레임이 현존하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갈등과 분열이 이어지고 있으며, 해방이후 1948년 여순반란 사건으로 인한 남한군과 북한군 사이에서 지리산을 터전으로 삼아 서로의 이질적인 체제를 무너트리러 한 모습을 이 소설 속에서 알 수 있다. 사회주의를 받아들이며, 기득권을 누리고 있었던 친일파에 반대편에 서 있었던  염상진과 좌익세력 소탕에 나섰던 염상진의 동생 염상구, 두 사람의 엇갈린 이야기가 소설 속에 펼쳐진다.


책에서 읽어 보고 싶었던 책은 한강의 <여수의 사랑>이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하였던 한강은 1995년 <여수의 사랑>을 발행하게 된다. 이 소설에는 여수라는 고향을 배경으로 주인공 '정선'과 '자흔'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자흔'은 여수발 서울행 통일호 열차에서 발견된 아이였으며, 그져 스스로 고향을 '여수'로 선택하였다. 반면 '정선'에게 있어서 여수는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고향이다. 두 사람의 엇갈인 고향에 대한 기억은 우리가 생각하는 고향의 개념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어머니의 품 같은 고향에 대한 이미지, 고향에 대한 향수나 위로 따위는 두 사람에게 사치였다. 소설 속에서 두 사람은 고향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궁금하였기에 읽어 보고 싶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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