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 - 고민정 아나운서와 조기영 시인의 시처럼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
고민정.조기영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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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처음 보았던 고민정 아나운서의 모습에서 눈에 들어온 건 덧니였다. 다른 여자 아나운서와 다른 독특한 느낌, 아나운서는 지적이고 예쁘다라는 공식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었다.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고민정은 시인 조기영을 사랑했으며,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말 많고 탈 많은 방송계에서 고민정 아나운서는 그 풍파에서 벗어나 있는 듯 보여졌다. 신비스러움 안에 감춰진 고민정이라는 사람에 대한 존경스러움, 엄마로서 여성으로서 롤모델로 삼기에 충분한 그런 사람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잃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고민, 그 고민을 자신의 삶에 투영시키며 살아왔다.. 그렇게 시인 조기영과 아나운서 고민정은 결혼하게 된다. 


책에는 고민정의 이야기와 시인 조기영의 이야기가 같이 나온다. 직업의 틀에서 벗어나 바깥일을 하면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고민정의 모습, 집안일을 하면서 남편으로 살아가는 조기영의 모습이 그려진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건 같은 대학교 MT 였다. 같은 학교 졸업생이었던 조기영은 이제 갓 하교에 들어온 신입생 고민정을 만나게 되었고, 두 사람은 데이트를 하게 된다. 


그건 분명 사랑이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두 사람의 부족함을 채워 나가게 된다. 강직성 척수염을 가지고 있었던 조기영은 MT 에서 처음 본 고민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주변 사람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으며, 고민정은 신입생에서 동아리 회장이 되었고, 조기영은  그녀가 회장이 되도록 도와 주었다.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30년을 보내야 했던 조기영에게 새로운 삶과 인생을 고민정을 만나면서 얻게 된다.


사랑은 무얼까, 멀리서 보면 두 사람은 여느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는 사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두 사람의 사랑을 아나운서와 시인이라는 프레임과틀에 가두어 두 사람의 입장 차이를 보게 되고, 선입견을 가지게 된다. 그동안 보았던 아나운서는 자신의 직업은 출세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마 두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고민정 아나운서는 시인 조기영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으며, 시인 조기영은 고민정 아나운서를 보면서 내 아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두 사람을 결혼을 하게 되었고 조은산 ,조은설 두 남매를 얻게 된다.


조은산, 조은설, 두 사람의 사랑스러운 남매였다. 첫째가 태어나기 전 , 조기영은 자신의 약을 끊어야 했으며, 고통 속에서 첫째 아이 조은산이 태어났다. 하지만 첫째 아이가 태어났어도 일해야 했으며, 힘겨운 열달은 지나게 된다.방송 중 입덧으로 인해 방송을 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고, 무난히 그 순간을 지나야 했던 그 장면들을 상상하게 된다. 둘째 조은설이 태어났다. 두 사람에게는 첫째도 사랑이었고, 둘째도 사랑이었다. 완벽한 사랑이 아닌 서로를 채워 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 힘겨운 나날도 있었으며, 지친 나날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었고, 그 사랑은 온전히 지켜 나가게 된다. 


그들은 우리와 비슷한 삶을 보여준다. 대중들의 인기를 얻고 살아간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수영을 좋아하지 않는 두 사람은 아이들을 위해 수영장에 갈 수 밖에 없었고, 두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중국을 선택하게 된다.그 곳에서 두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이 두 사람의 못난 모습을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책 쓰기를 좋아한 고민정은 때로는 유치하게 남편에게 놀렸으며, 시인 조기영은 장편 소설 <달의 뒤편>을 통해 유치한 복수(?)를 하게 되었다. 두 사람에게 있어서 유치한 모습 또한 사랑이 아니었을가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알게 된다. 고민정이 KBS 아나운서라는 안정된 직업에서 내려와 문재인 캠프로 간 것은 남편 조기영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 사이에존재하는 사랑은 서로를 의지할 수 있으며, 불확실하고, 때로는 무모한 선택일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사랑이다. 자랑스러운 엄마,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서 두 사람은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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