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자화학 연구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 진정일 교수 연구실의 연금술사들 이야기
진정일 엮음 / 양문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올라간 히딩크는 아직 배가 고프다고 했다.그의 축구에 대한 욕망과 열망, 인생의 모든 걸 축구에 바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그 말 속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자신감이다. 이 책을 쓴 진정일 교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고분자 화학에 인생을 온전히 바치신 진정일 교수에겐 3000여명의 제자가 있으며, 150여명의 석박사를 배출하였다. 고분자 화학 한가지 길만 걸어가면서 위험한 화학 원재료를 이용한 실험, 1970년대 대한민국의 열악한 실험실을 엿볼 수 있었으며, 정년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 제자들을 배출한 그 마음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진정일 교수께서 쓰신 <과학자는 이렇게 태어난다>는 에세이면서 과학 책이다. 진정일 교수께서 43년동안 고분자 화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매진하면서, 자신이 직접 가르치고 지도했던 제자들과 진정일 교수의 고백이 책에 담겨져 있으며, 스승의 제자에 대한 엄격함과 사랑, 제자의 스승에 대한 고마움과 인생관을 함께 엿볼 수 있다. 한편 제자에게 연격함과 철저함을 요구하게 된 건 제자가 사회에서 나가서 학자로서의 기본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기를 위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우리 실생활 곳곳에 쓰여지는 고분자 화학, 고분자 화학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이렇게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아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미래에 화학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에게 하나의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수많은 위험한 실험실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치열하가. 작은 실수 하나가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화학자로서의 삶, 그래서 진정일 교수는 제자들에게 철저함과 엄격함을 요구하게 된다.또한 열심히 하려는 제자는 언제나 스승의 사랑을 독차지 하게 된다. 1974년 미국에서 석박사를 따고 한국에서 교수가 되었던 그에게는 처음의 제자가 애틋할 수 밖에 없다. 본교 화학과를 졸업한 제자 변희섭과 부산대 화학과를 졸업한 박유미, 두 사람은 진정일 교수의 43년 연구의 첫 제자였으며, 열악한 실험실을 집 삼아 치열하게 연구를 했으며, 화학 실험에서 꼭 필요한 장비조차 없는 상황에서 하나 하나 해외에서 공수해야 했던 1970년대 그 당시의 과학자로서의 삶이 어떤지도 엿볼 수 있게 된다.


지금 집집마다 있는 TV 와 컴퓨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고분자 화학과 이어진다. 액정 디스플레이라 부르는 스마트폰 액정의 시초는 진정일 교수의 전공이다. 또한 농약에 쓰이는 비료도 화학 제품이며, 플라스틱 , 에틸렌, 페인트 도료, 타이어까지 화학과 연결되지 않는 건 하나도 없다. 여기서 안타까운 건 화학 원천 기술과 특허는 거의 대부분 해외에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수입해 써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그런 대한민국의 기초과학의 열악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며, 우리의 기초과학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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