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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 - 웃음을 잃지 않고 세상과 싸우는 법
린디 웨스트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 사회에 뚱뚱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있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 프로필을 보면 일괄적으로 48KG 이다. 이런 기이한 프로필을 외국인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진짜 사나이 여자 연예인 특집에서 몸무게를 재는 여자 연예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비추는 건 우리사회의 지나친 관심, 즉 여성 출연자의 몸무게를 웃음꺼리로 만들려는 그런 상황이 간간히 있다. 우리 사회에서 다이어트 산업이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뚱뚱한 사람이 겪는 사회적 편견과 선입견을 린다 웨스트의 삶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페미니스트로 살겠다 말하는 린디 웨스트는 다시 말해 지금 자신의 몸매에 대해 사랑하고 있으며, 사회적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서 당당하게 살아가겠다는 의미를 지닌다. 1982년생 28살, 175CM 에 120KG의 몸무게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그다지 곱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으며, 린디 웨스트를 향한 오지랖은 건강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감춰질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자신의 몸매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고 살아왔으며, 은둔 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말을 겉으로 내색하지 못했다.
나는 내가 뚱뚱한 게 싫다.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거나 보지 않는 방식이 싫다.농담거리가 되는 것도 싫다. 지나치게 눈에 띄었다가 아예 보이지 않았다가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해야 하는 어중간한 림보에 일평생 갇혀 지내는 것도 싫다. 생판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며 내 명줄에 관한 이야기를 제멋대로 입에 올리는 것도 싫다. 만약 내 가 체중에 관련된 질병으로 죽는다면 적어도 일부 사람들은 자신들의 편견이 옳았다고 느낄 거고, 다른 일부는 대놓고 축배를 들 거라는 사실을 아는 것도 싫다. (P119)
뚱뚱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들, 사람들은 그 사람을 위에서 아래로 훑어부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저 멀리 안보는 척 숨어서 그 사람을 보는 경우도 많다. 나 또한 그런 사람 중의 한사람이다. 실제 우리 사회에는 뚱뚱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 상당히 심하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 간에도 몸매에 대해 말하고 외모에 대해 말한다. tv 에서 연예인과 일반인들 사이의 공통점도 여기에 있다. 동안이니 노안이니 하는 것 또한 우리에게 있어서 외모가 어떤 중요성을 지니는지 내색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여기서 사회의 문제점이 나타난다. 저자는 그런 문제점에 대해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자신이 뚱뚱한 건 스스로 알고 있으니, 저울 위에 올려놓고,도마 위에 올려놓지 말라고 한다. 린다 웨스트는 자신의 몸을 트집잡아 욕하거나 농담하는 걸 거부한다. 건강에 대해서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고혈압, 당뇨, 여기에 더 나아가, 관절 이상이나, 부상이 일반인에게 찾아오면 그냥 아파서 걸린 병이라 생각하지만, 뚱뚱한 사람이 걸리면, 인과관계에 따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우리 사회의 관심이 도리어 배려가 아닌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나는 국내선을 탈 때라도 최소한 두 시간 정도는 일찍 공항에 도착한다. 혹시라도 달려야 하는 위험은 피하고 싶으니까, 비행기 안의 뚱보보다 더 나쁜 유일한 것은 벌건 얼굴을 하고 땀에 젖은 채 비행기 안에서 헉헉대는 뚱보다.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여러차례 화장실에 다녀온다. 이 역시 어떻게 해서든 내 자리를 벗어나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P201)
저자의 인생 스펙트럼의 일부분이다. 비행기에 아기나 어린 소녀가 타서 아프면 사람들은 배려해 주고 신경 써 준다. 하지만 뚱뚱한 여자에게는 예와적인 상황이다. 비행기 뿐 아니라 어떤 장소 어떤 시간에서라도 그들은 움직이는데 제약이 있다. 때로는 그 사람 옆에 있는 것 조차 거부한다. 기차역에서 뚱뚱한 사람 옆에 앉는 사람은 흔하지 않고 피하고 다른 곳으로 옮긴다. 뚱뚱한 사람은 잠재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사람, 가만히 있어도 나를 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고,저자는 그런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무엇을 하든 신중하고 조심스러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항상 실수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일어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어쩌면 용기이다. 그동안 관습에 따라 살아온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 알에서 깨고 나온 저자의 삶, 사회에서 굳어진 관습을 점차 거부하게 된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일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고, 세상이 뚱뚱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제는 멈추어줬으며 하는 바램이 담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