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정치 - 좌·우파를 넘어 서민파를 위한 발칙한 통찰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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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사람이 싫었다. 대통령이 되어서 성남시장과 서울시장과 각을 세우면서 그들의 복지정책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모습이 정말 꼴보기 싫었다. 제왕적 권력 구조의 실체가 드러나는 4년간의 시간,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데로 행동했다. 아버지의 권력을 그대로 봤기에 자신도 그것이 가능할 줄 알았던 것이다. 국회의원 시절 노무현 대통령과 각을 세우던 그 모습 속에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은 국민들에게 또다른 환상을 불러왔으며,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해왔던 일들을 돌려놓기 바빳다. 개성공단 폐지, 국정 교과서, 위안부 문제, 톤진당 해산까지,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 원하던 것을 하나둘 이뤄나간다. 하지만 한가지가 발목을 잡았다. 세월호 침몰로 인해 그동안 자신이 생각했던 것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사람은 얼론을 적절히 활용해 차단하고 싶었지만, 이제 우리는 지상파, 종편이 아니더라도, 진실을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났고, 정부의 통제와 감시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윤회 문건' 을 '박현아 땅콩회황' 사건으로 묻어버리는데 있어서 성공했지만, 최순실 게이트는 감춰지지도 지워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죽어갔는데도 국민은 각성하지 못했고, 그들은 국민을 실제 개돼지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는 그 사람의 모든 걸 무너트렸고, 주변 사람들은 권력의 씁쓸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최순실 게이트가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국민은 각성하기 시작했고, 정치에 관심가지게 된다. 투표를 하지 않으면, 국민이 직접적으로 이익을 얻지 못하지만, 그들이 국민을 우습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국민 스스로 느끼게 된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국민은 깨닫게 되었고, 정부와 정치인이 국민을 지켜줄거라는 믿음은 이제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정치를 모르면 내가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내 가족을 지켜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정치인들의 위선에도 여전히 국민을 우습게 보았던 그들에 대해 내 밥그릇을 빼앗는 건 결코 용서가 되지 않았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개성공단 폐쇄에도 남의 일이라 생각했고, 통진당 해산도 마찬가지였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국민은 분노했지만 그 순간 분노할 뿐이었고, 잊혀져 갔다. 정치인들은 개 돼지라 생각했던 이들이 잠시 분노하고 끝날거라 생각했고, 똑같이 위선적인 행동을 보여줬다. 이정현 대표의 단식 코스프레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 서민적 정치가 기생충 학자로 잘 알려진 서민에 의해 쓰여진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책에는 보수 정치의 문제점이 잘 드러난다. 그들이 국민을 우습게 보는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그들은 정치에 무관심하고, 잘 모른다는 사실이며,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시장 곳곳에 와서 90도로 굽히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손잡고, 찍어달라고 하던 이들은 선거가 끝나고 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그냥 지나간다. 자신에게 이익이 될 때 우리는 90도로 굽혀 인사를 하고, 이익이 되지 않을땐 자기 마음대로 하려 한다. 야구에는 룰과 규칙, 심판을 감시하는 관중이 존재하며, 야구 경기가 9회말까지 제대로 진행되는지 지켜 본다. 하지만 정치는 야구의 룰과 규칙이 깡그리 무시되고 있다. 국민은 정치인들이 제대로 하는지 감시하지 않으며, 정치인들은 룰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델로 행동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감시와 견제가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윤회 사건과 땅콩회황 사건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또한 정치인들 사이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들은 또다른 연예계 가십거리를 터트린다. 재탕 삼탕 사탕 을 통해 정치의 민낯과 실체를 감춰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또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보수에겐 관대한 반면 진보정치인에겐 엄격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최순실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보구 언론 조차 그사람을 외면했고, 최순실 사태의 실체를 실시간으로 방영하고 국민을 자극시켰다. 특히 보수 언론의 대표주자인 조선일보는 그 사람이 언론 길들이기를 통해 조선일보의 송희영 주필마저 검찰을 이용해 내쳐 버렸다.


서민은 우리에게 말한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건 정치인들의 잘못이 첫째이지만 국민의 잘못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민들 사이에 만연한 정치의 무관심이 그들이 맘대로 하도록 두었으며, 국민은 각성하지 못했다. 그들은 국민을 속였으며,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언론 길들이기에 앞서서 국민 길들이기 , 우리는 국가 권력에 의해 속고 살아간다. 서민은 우리가 속지 않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뉴스에 댓글을 다는 이들에게서 보이는 물타기, 헛소리, 몰이해형에 대해서 서민은 그들이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보여준다는 것이다.국민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생각하지 않는 국민을 적절하게 이용하려 드는 것이며, 생각하는 국민의 모습과 자세를 보여준다면 정치인들은 국민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을 혐오한다. 그들이 보여주는 위선적 행동들, 그들은 국민의 세금을 악용하고 있으며,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이용하고 있다. 검찰 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검찰이 필요하다.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 앞에선 다른 사람을 향하는 칼이 되지만, 죽어있는 권력 앞에선 칼이 그 사람을 향한다. 전세계에서 대한민국 검찰이 누리는 힘과 권력은 무시 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표면상으로 삼권분립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입법권, 사법권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을 무시할 수 없는 구조를 지닌다. 이번에 새로 뽑힌 대통령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가 되면서 걱정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측근을 완전히 통솔하기는 힘들 것이며, 그것이 모두 문재인 대통령에게 화살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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