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의 질문법
윤미현 지음 / 라온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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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첫방송 <휴먼다큐 사랑> 이 방영되었다. 그 당시만 하여도 특집 다큐이며, 1회성으로 끝나는 방송이라 생각하였다. 한해 한해 5월이면 찾아오는 <휴먼 다큐 사랑> 은 우리에게 일상에서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해가 거듭될 수록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으며, 12년째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바로 2009년 5월 8일 방영된 휴먼다큐 사랑 <풀빵 엄마> 최정미 씨 편이었다. 그 당시 위암에 걸려 생과 사의 끝에 있었던 최정미씨의 삶은 슬픔과 아픔의 연속이다. 두 남매를 두고 갈 수 없었던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 되었으며, 다큐 방영 이후 큰 반향을 일어났다. <풀빵 엄마>에는 우리 사회의 음지를 투영하고 있었다. 왜 우리 사회는 잘 사는 사람은 잘사는데, 최정미씨와 같은 음지에 있는 이들을 보듬어 주는 이는 왜 없는 걸까, 그것에 대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었고, 대한민국은 우리 사회의 가난함을 제대로 봐 주지 않는다는 그 사실을 최정미씨의 삶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위기였다. 풀빵 엄마의 삶 속에 그러진 위기라는 하나의 문제, 그건 우리 삶 곳곳에 숨어 있다. 아프지만 추운 겨울 기침을 하면서도 밖에 나와 장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최정미씨의 모습은 애잔함 그 자체였고, 보는 내내 눈물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 나레이션을 하였던 싱글맘 허수경씨 또한 눈물 흘리면서 나레이션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 슬픔 그 자체였고, 고통 그 자체였다. 삶을 공유하고 공감한다는 건 바로 최정미씨의 인생에서 묻어나 있었다. 남아있는 두 자녀를 위해 꼭 살기를 바라는 그 마음, 그 마음은 방송 내내 느껴진다. 하지만 최정미씨의 인생은 방영 2개월 뒤 우리 곁을 떠나게 된다.








풀빵엄마를 촬영했던 유해진 PD의 마음이 온전히 느껴진다. 휴먼다큐 사랑은 실제 오랜 촬영기간을 가진다. 50분짜리 테이프 120개 분량은 편집되어 다시 50분짜리 다큐멘터리로 탄생된다. 우리가 보았던 그 장면 하나 하나는 출연자의 삶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안에 숨어있는 다양한 인생의 스펙트럼은 좋은 일,슬픈일,아픈 일,기쁜 일이 교차된다. 복수에 차 있는 최정미씨를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은 스스로도 견디지 못한 아픔이며, 유해진 PD는 촬영을 접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촬영을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었던 건 PD 로서의 책임감과 삶과 죽음을 마주하면서 출연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였고, 그것을 전달해야만 한다는 의무가 있었다.









풀빵엄마 는 그렇게 허수경씨 나레이션으로 탄생되었다. 같은 싱글맘으로서의 아픔이 최정미씨의 인생을 허수경씨의 목소리를 통해 재현되었다. 최정미씨의 인생은 최정미씨에게 주어진 인생이다. 카메라에 담아 있는 주인공의 모습에 대해 PD의 개입이나 연출은 없었다. 반복된 일상을 담아내면서, 그 안에서 우연을 발견하고, 특별함을 찾아낸다. 촬영 기간이 길어질 수록 삶의 깊이는 더해지며, 우리 삶을 고스란히 전달된다.









휴먼 다큐 사랑은 40분짜리 테이프 150 개 분량 즉 6000분의 촬여이 담겨진다. 그중에서 우리가 보는 건 그 사람의 50분의 인생이다. 생생함과 메시지, 방대한 양에서 온전한 다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공과 노력이 들어간다. 촬영과 그 안에서 숨어있는 뒷이야기를 추가하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기록해 나간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10년이 지났음에도, 휴먼다큐 <풀빵엄마>
 편의 최정미씨의 인생이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고 싶었지만, 살 수 없었던 최정미씨의 인새은 우리에게 한가지 교훈을 준다. 힘들어도, 아파도,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걸, 내 주변에는 여전히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살 수 없는 이들이 있으며, 그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는 걸 최정씨의 인생에서 고스란히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최정미씨의 인생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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