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がんばりません (新潮文庫) (文庫)
佐野 洋子 / 新潮社 / 2008년 7월
평점 :
작가
사노요코에 끌려서 읽은 건 아니었다. 책 제목이 이끌려서 하늘색 표지에 끌려서 읽게 되었다. 전후 세대를 살았던 사노요코의
이야기 안에서 우리 삶이 보였다. 인생에 대해서,책 제목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의 의미, 산다는 것에 대해 의미
부여하지 않아도 , 사노요코는 나에게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나는 왜 책을 읽는 걸까. 독서를 통해서 얻으려 하는 건 무얼까,
처음엔 지식을 얻고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 아주 오랫도안 그렇게 생각했다. 정보와 지식은 항상
휘발성을 가지고 있으며, 때가 되면 사라진다. 지금 읽었던 책은 두달이 지나면 대부분 기억 나지 않는다. 그동안 생각했던 그 답이
때로는 정답이 아닐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는 바로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답을 한가지 얻었다. 나의 과거,
나의 현재, 나의 미래, 사노요코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잊어버린 자아를 재생하고 싶었다. 나의 과거속 추억이 사라진 것들을 책을
읽으면서 기억할 수 있으며, 나의 경험하지 않은 것, 생각 나지 않는 건 스쳐 지나간다.책에서 나의 익숙함에서 가까워 지면 더
깊이 빠져든다. 사노요코의 인생에서 나와 겹쳐지는 이야기는 나 자신을 알아가는 이야기였다.
사노요코는 혼자
살아간다. 아니 어머니와 아들이랑 같이 살아간다. 싱글맘이며, 산속에 살아가는 사노요코의 인생사를 보면 굳이 악착같이 살아가는게
크게 의미가 있는 걸까, 되믈어 보게 된다...자신의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추억을 말하고 있다. 사노요코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비로소 소녀가 되어간다.
카레위로 자주 날아다닌 훈시가 또 하나 있었는데, 그건 '인간은 인쇄된 글로 된 것이면 무조건 믿어 버리는데,그건 인간의 나쁜 버릇이야 알겠니,요코?"
아버지는 거의 매일 저녁노을과 함께 숨어들듯 조용히 집 안으로 들어왔다.
나중에 보니 글쎄 아버지가 식사 때 했던 훈시는 죽어 없어진 게 아니었다. 그냥 통과해 갔다고 여겼던 훈시 말씀은 톳조림과 함께 내 살 속에 녹여 있었다. (p32)
나만 봐도 그렇다. 나는 가정을 붕괴 시켰다. 지금 나의 집은 엄마 한명, 아이 한명의 비정상적인 가정이다. 실제로 나를 보고 비정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p47)
인간의 시력이란 것에 대해서 그 뒤로 나는 좀 더 신중히 생각하기로 했다.
11창피함이란 확률의 문제이며 민족성의 문제이지, 절대적 근거가 있는 건 아니다.(p59)
생활이란 종잡을 수 없는 것이거늘, 그 종잡을 수 없는 것 속에서 사람들은 각각 자신의 잣대로 스스로를 재면서 거의 대부분 병처럼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려고 한다. 남이 관리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을 관리한다.(p70)
산 속에 홀로 고독하게 존재한다. 고독하게 존재하더라도 베란다는 있다. 볼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날씨가 좋은 날 여기에 하얀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차를 마시면 좋겠지 생각한다.
나느
잘 차려 입은 남자의 모습에 무관심하고 ,그쪽도 내 안 생긴 모습에 무관심해 줬으면 좋겠다. 나는 세세키사쿠라가오카니시무라가구점
거리를 걷다가 한정 세일이라는 하얀 테이블과 의자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사서 베란다에 나란히 놓았다(p98)
그녀는 나보고 구두쇠라고 한다. 그 구두쇠인 내가, 겨울이 되면 다른 사람에겐 도저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액수의 난방비를 쓴다. 나는 프라이팬 위에서 타 죽을 수 는 있어도 얼어죽는 것은 싫다.(p165)
사노요코는
솔직하고 유쾌하다. 자신의 부끄러운 이야기도 책에 있다. 아버지의 훈시에 대해 무척 싫었나 보다. 밥상위에서 하는 훈시, 그것은
사노요코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서 지금의 사노요코가 된다.비교하는 삶,관심과 무관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사람들은 나의 삶과
다른 삶을 비교해 보고 , 저울질 한다. 물론 사노요코도 사람이기에 비교하고 저울질 한다. 하지만 남이 나를 저울질 하는 건
싫어한다. 그런 이중적인 사노요코의 모습, 그건 바로 내 모습이다. 잘못된 걸 알면서도 그런 우리들의 삶, 왜 그런 걸까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나의 감정에 , 나의 생각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사노요코가 말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