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의 민낯 - 조선의 국정 농단자들
이정근 지음 / 청년정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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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드라마를 자세히 보면, 그들은 간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 권력이 존재하기에 그 권력을 탐하고자 하는 간신이 존재하고, 권력에 대한 욕망을 지속하다 살아있는 권력에 의해 제거된다. 책에 등장하는 조말생, 한명회,유자광, 임사홍,신무문이 세 간신들, 윤원형, 이이첨, 김자점, 흥국영은 사극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였으며, 그들의 욕망은 인간의 욕망과 일치한다.간신을 욕하는 사람들의 밑바탕에는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인간들의 열등감이 숨어 있다.


책에 등장하는 아홉 간신들 중에서 눈길이 가는 건 한명회와 윤원형이다. 500년 역사에서 왕실이 아닌 이들이 권력을 가지기 위해선 왕과 정략 결혼을 하거나 아니면, 왕실과 척을 두어야 한다. 한명회는 수양대군을 왕으로 올린 권력의 핵심이면서, 오랜 기간 권력을 유지하였던 간신 중의 갑이다. 비록 그는 폐비 윤씨 사사 사건에 연루되어 연산군에 의해 축출되었지만, 그의 삶은 한 번 왔다 가는 인간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단종이 일찍 죽음으로서 수양대군이 왕이 되어서 나라를 다스렸으며, 한명회는 권력의 속성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권력은 왕이 죽으면 소멸된다는 특성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의 세째딸을 예종에게, 네째 딸을 성종에게 시집 보내 권력을 유지하고 싶었고,자신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한명회는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장순왕후와 공혜왕후로 불리는 두딸로 인해 한명회는 천수를 누리며 살았지만 결국 연산군의 폭정과 자신의 어머니 폐비 윤씨의 죽음에 한명회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로 인해 한명회는 부관참시 된다.


윤원형. 그가 권력의 중심에 있기 전 조선시대엔 중중반정이 일어났다. 개혁을 하고자 하였던 조광조는 훈구 세력을 몰아내 새로운 정치를 원하였지만, 실패로 끝나 버린다. 이씨의 나라가 조씨의 나라가 된다는 소문은 조광조에게 시퍼런 서슬이 드리워졌으며, 조광조가 살아야만 훈구세력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조광조의 죽음으로 인하여 또다은 권력 투쟁이 일어났으며, 윤원형이라는 간신이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윤원형에 대해 좀더 리얼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사극 드라마 여인천하를 보면 된다. 그 드라마에서 윤원형을 맡은 사람은 이덕회싸이며, 공교롭게도 사극 드라마 한명회에서 한명회로도 출연한다. 대윤이라 부르는 인종의 외삼촌 윤임과 소윤이라 부르는 윤원형의 권력 투쟁에서 윤원형이 권력을 잡았고, 인종의 짧은 재임 기간과 죽음은 윤원형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인종에 이어 명종이 왕에 오르면서 문정왕후의 섭정이 일어나던 그 가운데, 윤원형은 문정왕후의 권력을 탐하는 중종의 측근들을 처단하게 된다. 여인천하에 보다시피 사악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 정난정이 윤원형의 아내이며, 문정왕후는 보우스님을 앞세워 불교 증흥에 앞장 서게 된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비선 실세들, 그들은 언제나 권력의 중심에 있지만 자신의 권력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끼어드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최순실과 김기춘으로 대표되는 현재 대한민국의 신 간신들의 모습을 보면 역사는 항상 반복되며, 권력을 가지려 하는 이는 과거의 역사를 기회로 활용하려고 한다. 혁명보다 개혁이 더 어려운 건 여기에 있다. 조광조의 개혁이 실패로 끝났고, 이후 조선의 역사에서 개혁이 번번히 실패한 이유, 지금 현재 개혁을 하고자 하는 새 대통령의 의지가 성공으로 끝날지 실패로 끝날지 걱정 되는 건 새 대통령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가능성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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