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임금이 되기까지 - 격랑을 견딘 왕자, 탕평군주가 되다
홍순민 지음 / 눌와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말에 '전례가 없다' 라는 표현이 있다. 정부에 대한민국 국민이 민원을 제기할 때 그들이 거부할 때 흔히 쓰는 말로, 공무원들의 융통성 없는 모습을 빗대어 표현할 때 이렇게 쓰여진다. 과거 조선 시대에도 이렇게 전례가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건 조선 제 19대 왕 숙종 때이며, 그의 후계자는 바로 숙종과 희대의 악녀 장희빈 사이에 태어난 경종과 그의 이복 동생 연잉군이다. 숙종의 왕비 인현왕후에게 후사가 없었고, 후궁 장희빈의 총애 속에서 경종은 태어났으며, 경종이 왕이 되는 것에 대해 노론의 반발이 있었다.그건 남인 계열 장희빈 측근의 권력 독점으로 인해 폐단이 생겨났으며, 장희빈의 폐위 이후 노론과 소론 사이에 권력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경종은 숙종의 왕위 후계자였지만 병약하였으며, 그럼으로서 다음 후사를 결정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바로 숙종과 무수리로 알려진 숙빈 최씨 사이에 태어난 연잉궁, 즉 조선 21대 왕 영조이다. 여기서 전례가 없는 상황이란 경종이 왕세제로 낙점 되었고, 다음 왕으로 연잉군이 낙점되면서, 연잉군을 어떻게 부르냐이다. 그의 위호를 왕세자할 것인지, 아니면 왕세제로 부를 것인지에 대한 문제들,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연잉군을 왕세제로 부르기로 결정 내리게 된다.이런 일련의 과정은 과거 주선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왕은 대통령으로 바뀌었지만, 그 안에 우리는 여전히 비슷한 형태로 정치를 하고, 절차를 더 중시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에는 숙빈 최씨 이야기가 나온다. 사극 드라마 동이에서 한효주가 맡았던 역할이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이며, 무수리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조선 시대 기록을 바탕으로 확인한 결과 숙빈 최씨는 무수리가 아니었다 말한다. 숙종의  후궁이었던 장희빈, 숙종의 생일을 준비하였던 일개 궁녀신분이었던 최씨에 대해 질투를 느꼈던 장희빈은 최씨를 항아리에 덮어 가두게 된다. 그걸 본 숙종은 장희빈을 나무랐으며, 궁녀 최씨는 숙종의 총애를 받게 된다. 숙빈 최씨는 하급 궁녀였으며, 천민 출신이지만 무수리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문정이 쓴 <수문록>에 잘 나타나 있다. 숙빈 최씨는 그렇게 천민 신분 궁녀에서 종 4품 숙원이 되었으며, 1694년 종 2품 숙의가 되었다. 그리고 내명부 후궁 중에서 최고의 신분 정1품 빈의 신분으로 격상 되었다.


여기서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둔 역사적 사실, 그걸 우리는 임오화변이라 부르며, 조선의 역사 속에서 많이 다루고 있다. 영조의 수명이 83세가 되었고, 그의 재임기간이 52년이 되면서 영조의 아들이 후계자가 되지 못하고, 손자가 영조의 왕위를 물려 받게 되는데, 그가 바로 영조의 손자이면서, 사도 세자의 아들 정조이다. 정조는 왕이 되면서 , 자신의 아버지 사도 세자의 업적을 높이는데, 많은 공을 들였으며, 대한제국때 사도세자는 장조로 추존 되었다. 


왕에서 대통령으로 바뀌면서 우리는 역사는 조선시대의 통치를 고스란히 물려 받게 된다. 왕의 외척세력은 바로 권력의 쟁탈전이며, 서인이 남인으로, 노론에서 소론으로 권력이 이동되는 과정이 만들어진다. 유교사회임에도 조선 사회 안에 사화와 옥사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건 권력을 가지려는 자와 권력을 유지 하려는 이들간의 다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경종 1년에서 경종 2년 사이에 일어난 신임옥사가 그 대표적인 권력이동이며, 왕통 문제를 가지고 소론이 노론을 숙청한 사건이다. 신임옥사가 일어나는 가운데에도 연잉군의 후계자 계승은 큰 문제가 없었으며, 영조의 혼사 문제와 임금 수업은 차질 없이 진행 된다.


영조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호불호가 나누고 있다. 사도 세자를 죽인 비정한 임금이라는 영조의 어두운 역사와 함께 붕당 정치를 탕평 정치로 바꾸고, 조선시대 어지러운 정치 상황을 안정 시켰다는 또다는 역사 이야기가 같이 등장한다. 이렇게 상반된 역사가 영조에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어머니 숙빈 최씨에 대한 열등감이 영조에게 자리 잡고 있었고, 사도세자를 죽인 것에 대한 후회, 영조 재임 말년 그가 여린 시절 보냈던 창의궁에 대한 기억들을 통해 영조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