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km - 175일간 미국 PCT를 걷다
양희종 지음 / 푸른향기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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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마라톤보다 더 긴 서바이벌 울트라 마라톤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거리에 대한 상식에 벗어나는 긴 거리를 달리는 대회이다. 강화도에서 출발해 강릉에 골인하는 311km 의 국토 횡단 마라톤, 해남에서 출발해 강원도 고성에 도착하는 622km , 부산 해운대에서 출발해 경기도 임진각에 도착하는 537km 의 국토 종단 마라톤 대회. 이 세가지 대회는 모두 대회 참가자들이 자비를 들여서 진행하며, 대회 진행 또한 서바이벌 울트라 마라톤에 관심있는 이들이 모여서 대회를 진행한다. 매일 100km 를 달리며, 구간구간 제한 시간 안에 도착하지 않으면 탈락시킨다. 참가자 중에는 부부가 같이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왜 한계에 도전하고, 그 한계를 넘어설려고 하는가. 달리면서 무얼 얻고자 하는 걸까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나 또한 마라톤 참가가 여러번이고, 서바이벌 울트라 참가도 했지만, 그들의 도전에는 미치지 못한다. 또한 그들은 통일이 되면 남쪽 밑바닥에서 저 북쪽 꼭대기 두만강 압록강 까지 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을 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의 국토를 걸어가는 PCT(Pacific Crest Trail) 에 대해서 그 긴 거리를 걸어가는 PCT 에 대해 알고 싶었다. 그들은 왜 100일이 넘는 시간동안 4300km 의 걸어가는 걸까, PCT 대회 주최측의 요구조건에 따라 참가하면서 무엇을 얻고 싶은 걸까 알고 싶었다. 사실 유럽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지금 당장 가서 시행하라고 해도 어느 정도 자신있다. 하지만 PCT는 자신이 없다.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챙겨야 하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중간에 보급도 받아야 하며,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고, 100여일 동안 간다는 건 아웃도어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요구된다. 무작정 마라톤 대회를 완주했다고 해서 참가할 수 있는 대회도 아니었다. 하지만 궁금하였고, 실제 PCT 4,300km 를 완주한 양희종씨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양희종씨의 PCT 풀발시각은 2015년 4월 16일이다. 6개월간 미국에 체류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 관광비자 B1/B2 비자를 얻어야 한다. 철저한 준비와 미국에 체류 하는 목적이 정확해야 하는 것, 그렇게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PCT의 시작점은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캄포지역이다. 자신과 함께 출발한 이는 친구 희남이다. 첫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출발하였고 하루를 지새게 된다. 그렇게 PCT의 시작은 설레임 그 자체이다. 그렇게 41일째 1000km 지점을 통과 하였으며, 85일 째 되던 날 2000km 지점을 통과하게 된다. 그리고 122일째 되던 날 3000km 지점을 통과한 양희종씨, 4000km 지점은 166일째 되던 날 통과 하였다. 그리고 175일 째 되던 날 4300km 지점인 PCT의 마지막 모뉴먼트 78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언제나 골인 지점의 마지막 10퍼센트 지점이 고비이다. 마라톤에서 38km 지점에서 고비가 오는 것처럼, 울트라 마라톤에서 90km 지점이 되면 아주 큰 고비가 찾아온다. 양희종씨에게 고비는 바로 3800km 지점이다. 155일째 되던 그 때 양희종씨는 3800km 지점을 통과하게 된다. 하지만 친구 희남은 체력이 바닥났다. 부상이 찾아왔으며, 양희종씨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조급했다. 500km 그동안 지나왔던 거리와 시간을 따지더라도 15일이면 충분히 갈수 있는 거리이다. 혼자서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양희종씨는 친구를 버릴 수 없었다. 먼저 앞에 가도록 하였고, 뒤따라 갔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 마음은 급하지만, 두 사람은 같은 추억을 얻고, 같이 골입하고 싶었다. 그리고 175일째 되던 2015년 10월 7일 두사람은 4300km 의 긴거리를 함께 완주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PCT의 긴 여정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매일 40km 의 거리를 걸으면서 마주하게 되는 미국의 자연들, 그들의 자연 속에 야생동물이 있었다. 그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쳤고 인연을 쌓아갈 수 있었다. 한라산의 백록담과 같은 커다란 호수를 자나갔으며, 산불이 난 지역을 스쳐 지나가게 된다. 중간 중간에 한인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자신과 함께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얻은 도움들, 그들은 양희종씨에게 응원군이면서 동반자였다.


양희종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 또다른 도전을 할 거라 생각한다. 5000km 의 긴거리를 걷는 CDT(Continental Divide Trail),미국의 동부를 종단하는  3500km 의 AT(Appalachian National Scenic Trail) 완주가 끝나면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부여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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