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내 땅
이기순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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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질문해 본다. 직접 가보지 못한 곳인데 대한민국 곳곳은 나에게 익숙한 건 왜일까? 처음 가본 곳인데도 친숙하고, 여러번 가본 것 같은 느낌,,, 대한민국 국토는 그런 곳인 듯하다. 그건 어쩌면 대한민국에 살면서 우리 국토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으며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닌지.지명 뿐 아니라 노래, 영화, 다양한 컨텐츠에 우리 국토의 색채가 깊이 묻어나 있다. 그래서 익숙하다는 건 때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자연을 그대로 보고 가까지 않고, 내 나라 내 땅이면서도 우리는 너무 많이 훼손하며 살아간다는 걸 깨닫게 된다.


책에서 처음 소개 하는 곳은 강원도이다..강원도 삼척 근덕면, 이곳에는 남근 신앙이 있다. 나의 기억 속에 삼척은 베르셀로나의 주역 황영조가 생각나는데, 이 책을 보면서 삼척에 대한 이미지를 하나 더하게 된다.. 삼척은 동해 바다를 터전삼아 살아가며, 과거 어부들의 삶은 고달프다. 고기잡이 나갔다 변고가 생긴 남편, 남편을 대신해 홀로 살아야 하는 아낙네의 배고픈 삶, 그 마음이 삼척의 남근 신앙에 고스란히 담겨진다.


편견이라는 것은 무얼까. tv 매체를 통해서 우리는 세상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며 살아간다. 소록도 하면, 외부와 단절된 곳이며, 소록도 병원이 가지는 이미지는 곱지 않다. 지금은 소록대교가 있어서 육지와 연결된 곳이며, 지금 현재 그들의 삶은 과거처럼 고달프거나 힘들지 않은데, 우리들의 편견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정선 하면 아라리가 생각나고 아리랑이 생각나는 것 또한 여기에 있다. 과거 정선은 정말 먹고 살 것이 없는 시골 깡촌이다.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적었던 곳, 세상이 바뀌고 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과거 속에서 헤매고 살아간다.


북한과 경계를 두고 있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관한 이야기. 백령도는 대한민국에서 여덟번째 큰 섬이며, 우리가 분단되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섬 주민 1만명 중 군인이 절반이며, 나머지 절반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곳, 서해 최북단 다섯개 섬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인간의 시선으로 볼 때 이곳은 항상 긴장 상태이지만 자연과 공존해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이 곳이 천국일 것이다.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 보존 된 곳, 덧붙이자면 원시 생테계 자연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우포늪이 백령도와 비슷하며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내가 사는 곳 가까이에는 소백산 죽령이 있다. 그리고 희방사 역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나온다. 21세기 들어서면서 죽령은 달라졌다. 중앙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죽령재는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 죽령을 지키는 검문소도 이제는 사람이 지키지 않으며,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단양 대강리와 풍기 수철리를 경계로 하는 죽령이다. 그리고 간이역이 되어 버린 희방사역이 있다. 청량리와 영주역을 지난 희방사역은 이제 우리의 기억속의 추억이 되고 말았다. 나에겐 죽령의 추억이 참 많다. 걸어서 혼자 죽령을 넘어 대강면까지 뛰어 넘어간 기억도 있으며, 새해 첫날 죽령 코앞 풍기 온찬에서 죽령 정상까지 물통 하나 들고 뛰어 올라간 적도 있다. 추석이나 설날이면, 죽령 검문소가 있는 곳에서 17KM 가 넘는 그 길이 반짝 반짝 불빛을 내뿜을 땐 그게 참 아름다웠다. 이젠 그 불빛을 볼 수 없다는 게 참 아쉬울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세상이 점점 좋아지면, 한가지 잃게 된다는 걸 살아가면서 느끼게 된다. 그것이 나에게 편리하고 이롭다는 걸 깨닫지만 때로는 슬플 때가 있다.그리고는 나 또한 나이를 먹어가는 걸 깨닫게 된다.


 나에게 익숙한 국토. 그것을 잘 사용하고 후손에 잘 물려줘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나에게 익숙한 내 땅 대한민국, 내가 아끼고, 잘 보존하면, 나의 후손도 그 땅을 잘 보존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 내가 사는 땅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면서 우리는 그렇게 내가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토를 후손들 또한 터전삼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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