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은 예쁘다 -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나이
김신회 지음 / 미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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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라는 숫자가 2라는 숫자로 바뀌면 우리는 설레였다. 부모님께 벗어날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속에 하루 하루 버텨 갔다. 하지만 2라는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전히 많지 않았고, 나에게 주어지는 책임과 의무는 늘어만 간다. 욕망은 점점 더 커져 가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정되어 갔다. 2라는 숫자의 긑, 주위에서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게 많고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은 결혼과 미혼 사이에서 흔들리게 된다. 3이 되어서 우리는 점점 더 나에게 놓여진 세상이 재미가 없어지고 지루해져 간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김신회의 <서른은 예쁘다>는 <25시간으로 하루를 사는 법> 을 쓰신 지젤님께서 선물로 준 책이다.오렌지 빛깔 표지에서 느껴지는 서른 여자의 마음은 무얼까, 그 안에 감추어진 진짜를 들여다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안에 느낌은 내가 알수 없는 미지의 세계였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과 선입견은 30대 미혼 여성에게 다양한 꼬리표를 붙이면서, 그 안에서 우리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에서 버둥버둥거리며 살아간다는 걸 , 작가의 삶을 통해 느낄 수 있으며, 그건 여성이나 남성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홉수에 감춰진 우리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불확실성과 불안함, 검쟁이로서 존재하는 내 마음을 감추고 있다.


그 시기 나는 줄곧, 양 어깨뼈가 으스러져도 좋으니 누군가가 날 꽉 좀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술기운이 돌 때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나 좀 안아줘" 라며 양팔을 내밀곤 했다. 결코 친하지 않을수록,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이성일수록 좋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안겨있는 그 몇 초간 짧게나마 안도했다. 맞은 편에 앉은 사람들은 볼썽사나운 그 모습에 매번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p139)

왜 일까 왜였을까 허그라는 것은 왜 용기가 필요한 걸까. 허그 한다고 닳는것도 아닌데, 우리 사회는 그걸 하는데 용기가 필요하다. 미친 척 하기, 뻔뻔 해지기, 소심한 사람이 가득한 사회에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 한다. 자신이 다치지 않기 위해서,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증명해 내려는 듯이 우리는 그렇게 자신의 가면을 감추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면서 살아가며, 솔직한 내 본모습을 드러내길 두려워 한다. 마음 아파하는 누군가에게 그 사람에게 필요한 건 사람 내음새인데, 우리는 그 사람 내음새를 내 주기를 거부하는 것 같다.


매일 같이 노트북에는 트위터를 띄워 두고 외출할 땐 스마트폰을 손에 떼지 않으며 새로운 멘션을 확인하는 날들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고 끈질긴 게으름과 개인주의로 미처 갱신하지 못했던 여러 소식도 발 빠르게 접할 수 있었다. 지독하게 위로 고픈 사람들의 습기 찬 공간이라고 여겼던 그 중심에 떡하니 서보고 나니 뭐 그러면 또 어때, 라며 배 내미는 생각이 드는 거다. 늘 아날로그 인간임을 자처했지만 최신 유향인데 할 수 있으면 좋은 거 아니냐며 누가 물어보면 대꾸할 준비도 해두었다. 그러면서도 알고 있었다. 내가 스마트폰에 빠지게 된 것은 유행에 뒤처지기 싫어서가 아니었고, 보다 효과적인 업무롸 개인 홍보를 위한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그냥 누군가에게 내 속을 얘기하고 싶었고 그 말을 받아주고,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임을 말이다. 세상은 4G 인데 나만 DOS 같을 때 주변엔 마음을 기댈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의 모든 걸 알고 진심 어린 조언과 충고를 할 누군가가 아니라 우울할 때 조금 밝은 듯 연기하면 그대로, 괜한 심술에 싫은 소리를 해도 있는 그대로 넘겨주는 라이트한 관계가 더 필요했다. (p211)

대한민국은 디지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세상이다. 20년전 그 땐 어떻게 살았지, 그때도 디지털이 없어도 DOS 의 그래픽 없는 세상에 놓여져 있어도 우리는 잘 살아왓는데.... 디지털이 모든 게 되어버린 세상이 되면서 우리는 많은 걸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으로서 많은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20년 전 내가 아는 대한민국은 글자를 아는 사람과 글자를 모르는 사람으로 나누며 살아갔다. 글자를 모르는 사람의 답답함을 글자를 아는 사람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은 디지털을 아는 사람과 디지털을 모르는 사람으로 바뀌게 된다. 디지털 기기를 다룰 줄 모르고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는 사람의 답답함은 디지털을 아는 사람은 그걸 이해할 수 없었다. 디지털을 모르는 사람은 그로 인해 점점 더 소심해졌으며, 궁금하지만 얻고 싶은 걸 얻지 못하게 된다. 트위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우리의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도구들은 우리가 얻고 싶어하는 진심어린 위로를 얻지 못하며 살아가게 된다. 세상의 변화는 우리에게 기회를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단절하고 고립시킨다. 그럼에도 그 유행에 벗어날 수 없고, 거기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우리의 마음 깊이 감추어진 쓸쓸함,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재미를 우리는 느끼지 못하며 살아가며, 우리들은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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