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자격 - 대한민국 대통령 정신검증 매뉴얼
최성환 지음 / 앤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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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5일 뜬금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 우리는 충격에 휩싸였다. 개헌 발표와 JTBC 언론 보도. 국민이 느끼는 지도자에 대한 기본 상식에 벗어난 한 사람과 마주하게 되었다. 국민이 바라보는 지도자에 대한 기본적인 자질과 그 사람은 어긋나 있었고, 국민은 배신과 느꼈으며, 분노하게 된다. 참을만큼 참았다, 견딜만큼 견뎠다고 말하는 국민들은 광화문에 모여서 그 사람이 대통령에서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 사람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고, 자신의 죄를 부인하게 된다. 헌법 재판소에 헌법재판관에 거는 1퍼센트의 희망을 기대했지만, 만장일치로 그 사람은 파면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여성 지도자의 단점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건 여성 자도자의 단점이 아니다.우리는 한 나라의 지도자를 검증하는데 있어서 너무나도 소홀하게 대처해 왔던 것이다. 견제와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가진 권력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었고, 그들은 국민의 요구를 권력을 이용해 거부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지도자로서의 검증을 거쳐왔으며, 이상적인 지도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배신당했고, 그로 인해 충격 받게 된다.


여기서 저자는 물어보고 있다. 한나라의 지도자가 만들어지기 까지 국민은 아무런 잘못이 없었냐는 것이다. 정치인은 지저분하고 국민은 깨끗하냐고 되물어 보고 있다. 국민은 지도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없었고, 국민은 지도자를 검증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냥 넘어갔다. 대통령 토론회 그 순간 이정희 통진당 대표의 서슬퍼런 칼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그 사람의 모습에 대해 국민은 동정표를 던지게 되었고, 이정희 대표를 비판하고 비난하게 된다. 그것이 문제였다. 국민이 가지고 있는 정서는 제대로 된 지도자를 만들 수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저자는 그 문제를 이 책을 통해 꺼내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대통령은 국민의 머슴이다' 라는 말 속에 무엇이 문제인지, 우리가 쓰는 언어의 맹점을 하나 하나 짚어 나간다. 대한민국은 계급사회가 아니며, 대통령은 머슴이 결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에게는 그에 걸맞는 자질과 능력이 요구되며, 기본적인 상식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지도자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최악의 지도자와 마주하게 된다. 특히 여성 지도자에 대한 편견을 우리 국민들의 마음 속 깊이 새겨 놓게 된다.


왜 이런 상황이 온 것일까. 저자는 우리의 과거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6.25 전쟁이 불러온 동족상잔은 지역 감정의 씨앗이 되었고, 정치인은 이해관계에 따라 그걸 적절하게 이용하였다. 그럼으로서 국민은 스스로 제대로 된 지도자 하나 만들 수 없었던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지도자가 아닌 국민이 문제였다.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갈등과 분열, 제대로 된 제도와 법이 존재하지만 국민은 그것을 지키려 하기 보다 어떻게 악용할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그건 정치인들의 생각에도 똑같은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정치인이 지도자가 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한나라의 지도자에 대한 정신적인 검증의 필요성이었다. 한나라의 국난을 조장하는 지도자는 우리에게 필요없다는 걸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다.


세웧호 선장 이야기를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에 대한 문제점, 왜 세월호 선장은 300여명을 배안에 두고 탈출했던 것일까, 과거 청해진 해운에서 표창을 받았으며, 수백번 수천번 지나갔던 맹골수도 바닷길을,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그 상황들이, 우연과 우연이 맞물려서 능력있는 선장에서, 최악의 선장으로 바뀌게 된다. 이 문제는 선장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는 또다른 문제가 숨어있다. 바로 우리 사회의 저비용 고효율이 만연되고 있는 사회 시스템은 결국 우리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으며, 우리는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대한민국 사회시스템이 만연되어 있는 한 이런 참사는 곅속 이어질 거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언어에 내포되어 있는 대통령의 정신적인 문제들, 저자는 대통령의 말실수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15년간 대통령직을 사임하며..'라는 말실수 에 숨어있는 방어기제, 즉 프로이디언 슬립(Freudian Slip)' 이 숨어 있었다. 대통령의 말실수를 단순한 말실수가 아닌 그사람의 속마음이라는 것이다. 과거 1960년대 청와대에 들어갔던 그 사람은 10대 어린 소녀였다. 20대 후반이 되어서 부모를 다 잃고 청와대에 나와야 했던 그 순간, 2012년 대통령이 되어서 청와대에 들어가는 그 순간을 바라보고 있다. 그 안에 숨어있는 방어기제와 회피 전략, 모르쇠와 수첩 공주는 우리가 생각해 왔던 지도자상과는 동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지도자에 댓해 생각하게 된다. 도선사는 배가 안전하게 항구로 들어오기 위해서 일정 자격을 갖춰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를 통제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에게 그런 엄격한 자격증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지만 강제하지 않는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 그들에 대해서 우리는 '그놈이 그놈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국민이 바라보는 정치인과, 정치인이 바라보는 국민, 각자 자신의 셈법 속에서 이해관계를 따지고, 그안에서 검증되지 않는 대통령을 우리는 선택해 왔음을 깨닫게 된다.그리고 우리는 그 불편한 진실을 감추고 묵인하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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