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의 뜰
탁현규 지음 / 안그라픽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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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의 어머니 신사임당, 후대에 자애로운 어머니상, 모범적인 어머니로서 알려지게 된다. 그것이 모두 후대에 필요에 따라 신사임당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았으며, 우리가 바라보는 신사임당의 삶을 왜곡시켜 왔다. 최근 들어서 드라마를 통해 신사임당의 삶이 부각 되고 있으며, 신사임당의 예술에 대한 관심도 커져 가고 있다.


이 책은 신사임당의 삶이 아닌 그녀의 예술 세계를 들여다 본다. 초충도로 대표되는 신사임당의 예술 작품은 500년이 지난 현재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임진왜란 이전에 살았던 신사임당, 임진왜란 이후에도 신사임당의 예술 세계가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는 건 율곡이이의 후손의 역할이 컸다. 이 책을 통해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특별한 교육 자료가 없었던 그 당시 초충도는 교육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 당시 자연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목적으로 쓰여진 그림이다.

신사임당의 그림 하나 하나 허투로 그려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다산을 상징하는 포도와 수박, 덩쿨 하나 하나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자손이 잘되기를 바라는 신사임당의 마음이 투영되어 있었다. 간송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는 쏘가리 그림 속에는 쏘가리와 새우가 함께 그려져 있다. 쏘가리는 한자로 궐어(鱖魚) 라 부르고 있으며, 새우는 한자로 鰕 (새우 하) 자를 사용한다. 물고기는 바로 입궐경하(入闕慶賀)를 의미하며, 궁궐에 들어온것을 축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신사임당의 쏘가리 그림은 어하도(魚鰕圖) 라고 부른다.


신사임당의 그림에는 양귀비와 쇠똥구리, 개구리와, 오이, 원추리가 보여진다. 이 하나 하나에서 느낄 수 있는 건 우리가 살고 있는 생명들은 허투루 살아가는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땅에 떨어진 수박은 땅을 터전 삼아 살아가며, 생명체의 먹이가 되고, 쇠똥구리는 소똥을 이용해 살아가고 있다. 인간만이 그걸 도외시하며 살아가며 오만함과 거만함을 그대로 드러내며 살아간다.


매창이야기와 율곡이이의 삶도 눈길이 갔다. 매창이 23살 되던 해, 율곡이이는 16살이 되었으며, 그 해 신사임당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신사임당의 지아비였던 이원수는 종5품 수운판관이 되었던 그 해 였다. 신사임당의 죽음은 율곡이이의 삶을 흔들어 놓았다. 유학은 살아가는데 유익한 학문이었으며, 죽음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도움되지 않는 학문이다. 그래서 불교에 귀의하게 된 율곡이이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죽음이란 무엇이며, 사람은 죽은 뒤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깨우침, 그 이후 율곡이이의 삶은 바뀌게 되었고, 조정에 나가 자신의 후학을 길러 나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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