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안종오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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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에 법이 존재 하는 건,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고, 강자 앞에서 약자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법은 존재하며, 인간은 살아가면서 법과 정의를 지켜 나간다. 법에 관하여 일반인의 관심이 커지는 건 우리 사회에서 법은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며, 바꿔 말하면 법을 알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장검사 16년차, 검사로서 살아온 지난날이 이 책에 기록되어 있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 불리는 그들의 삶,검사로서 살아온다는 건 의사나 소방관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택의 기로에 놓여져 있으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고 자책하게 된다. 인간의 인생을 판단하고 진실을 찾아내기 위한 그 흔적들, 그들은 인간의 행동에서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법의 원칙에 벗어나고 있는지 아닌지 찾아가고 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살아오면서 진흙탕 위에서 굴러야 하는 숙명적인 직업을 가진 그들의 삶은 고뇌와 함께 하면서, 때로는 진실과 마주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어떤 한 아이가 잡혀 왔다. 그 아이가 지은 죄는 횟집에 대한 분풀이였다. 횟집의 콘센트를 뽑아 물고기가 다 죽어있는 상태에 놓여졌다. 할머니와 살면서 회집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 그것은 분풀이였던 것이다. 여기서 안종오 부장 검사의 고민이 이어진다. 아이가 저지른 죄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 이다. 죄에 대한 염격함이 그 아이의 인생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부검에 대한 이야기도 눈길이 간다. 부검에 관하여 한 사건이 생각났다. 서울 집회 때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 세상을 떠났으며, 그 농민의 사인이 분명함에도 그들은 부검하려고 부검 영장을 청구하였다. 국민들의 들끓는 여론 속에서 그들은 한 발자국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검사에 대해서 권력과 유착관계에 있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검에 대해서 우리가 민감하게 보이는 건, 죽은 망자의 시신을 함부러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아기의 몸을 건드림으로서 부모가 얻게 되는 또다른 상처들, 그 안에서 검사는 갈등할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 진실을 찾는다는 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검사는 어떻게 진실을 찾아 가고 거짓을 가려내는 걸까. 인간 사회가 촘촘해 지면서 법도 촘촘해지고 있다. 의도적인 범죄가 아닌 사회시스템과 규칙이 죄를 만드는 경우도 많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하는 서민들의 삶. 피고인은 24살 젊은 여성의 인생 스토리가 눈길이 갔다.24살 여성은 취업이 되지 않아 임시로 운전하였으며, 지체된 시간으로 인해 차에서 내리는 아이를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급하게 출발했다. 그로 인하여 7살 어린이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으며, 24살 여성은 죄인이 되었다. 그걸 바라보면서 파란 수의를 입은 여성에게 어떤 판결을 내려야 할까. 하루 아침에 손자를 잃어버린 할머니와 살아가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젊은 여성의 삶. 기구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검사는 그 경계에서 우리의 삶을 배워 나가게 된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대한민국 사회를 바라보게 된다. 돈을 우선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법을 악용하는 사람이 있으면,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법을 어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초짜 검사 시절, 우리가 말하는 대형 로펌에 있는 막강 변호사들과 마주하면서 법리 다툼을 하는 그런 상황이 연출되는 모습에서 무죄를 받아내는 피고인들을 보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기울어져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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