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지 않겠습니다 : 사이즈 제로 - 세계적인 톱모델 빅투아르의 용기 있는 고백
빅투아르 도세르 지음, 발레리 페로네 엮음, 서희정 옮김 / 애플북스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자본주의 사회를 유지하는 건 소비이다. 인간이 무언가를 소비하는 것,경제가 유지되고, 돈이 도는 과정에서 인간은 소비를 하며, 모든 것을 상품화 한다. 여기서 상품의 개념은 물건 뿐 아니라 동물도 상품이 될 수 있으며, 인간 또한 상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인간이 말하는 가치라는 것은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며, 상품이 되지 않는 것은 무가치한 것이 되어 폐기된다. 화려한 듯 보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뒷면에는 이런 잔인한 현실이 있으며, 인간이 성공을 꿈꾸는 그 이면에는 자신이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한다. 때로는 그것이 돈이 될 수 있으며, 권력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의 몸이 될 수 있다.


빅토아르 도세르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자신의 몸을 상품화하였다. 배우가 꿈이었던 빅투아르.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톱모델이 될 수 있다는 부추김과 자신을 바라보는 모델 에이전시와 연결 되었으며, 톱모델이 되기 위한 출발점에 서게 된다. 모델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모델의 기준점에 마춰야 했으며, 178CM 의 키에 44사이즈의 몸매가 필요했다. 매일 과일을 섭취하였으며, 생선 한토막으로 하루를 연명하는 삶 속에서 자신의 몸을 44사이즈에 맞추며 살아가지만 자신의 255 사이즈 신발은 언제나 자신의 꿈에 점점 더 벌어지게 만들어 버렸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빅투아르는 모델이 되어서 18CM의 하이힐을 신었고, 무대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빅투아르는 더 큰 꿈을 꾸고 있었다. 파리 무대를 넘어서 밀라노와 뉴욕을 향하고 있었으며, 남들이 해보지 못한 이상적인 옷걸이가 되고 싶었다. 먹고 싶은 욕망과 충동을 억제하면서, 44 사이즈에서 33사이즈가 되어야 했던 빅투아르는 거식증에 걸려 매일 약을 달고 살아야 한다. 일반인들이 잘 먹지 않는 관장약,완하제, 진정제... 그약을 바라보는 빅투아르는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끼지만,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빅토리아 시크릿,샤넬의 뮤즈가 되기 위한 빅투아르의 삶은 꿈과 가까워 질수록 비참해졌으며, 주변 사람들은 빅투아르의 그런 모습에 대해 걱정하게 된다. 먹지 못하는 욕구, 공허함, 매일 매일 체중계를 바라보면서 그램(G)에 민감해 하는 빅투아르는 결국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던져 버리게 되었으며, 자신의 원래 꿈이었던 배우가 되기 위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초등학교 동창이 생각났다. 초등학교 동창이 어느날 갑자기 슈퍼모델 선발대회 예선에 나타났다. 학교 다닐때 예쁘장한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방송에 나온 그녀의 모습은 어린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빅투아르 도세르와 똑같은 178CM 의 키에 마른 몸매, 그녀는 모델 선발대회에서 본선에 들어가지 못하였지만, 슈퍼모델 선발대회 이후 유명 배우와 가수들과 광고에 나왔고, 배우가 되었다. 그당시 그녀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었고, 신기하였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녀는 무대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모델의 삶은 불안정하였으며, 치열했다. 발버둥치고 노력하지만 그만큼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직업이라는 걸 동창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어쩌면 빅투아르 도세르도 동창과 같은 불안을 느꼈을 것이다. 사과 한 조각 더 먹는 것에 덜덜 떨고, 생선 한조각 더 먹지 못하는 심정, 가족과 함께 하는 그 시간조차 그들에게 사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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