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의 눈물
구로야나기 데쓰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과 불행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불행이 누군가에겐 사치가 아닐까. 누구는 지금 현재 내가 머물러 있는 곳, 내가 누리는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건 아닐런지,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불행이 누군가에겐 불행이 아닐 수 있다.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는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부족간의 전쟁으로 인해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 이들은 여성과 아이들이다.


아시아 최초 유니세프 친선 대사 구로야나기 테쓰코는 1984년부터 1996년까지 전세계 가난한 아이들을 찾아다녔다. 구로야나기 데쓰코 씨는 2017년 현재 85세이며, 13년간 평화 운동가로서의 살아온 지난날의 기록, 내전 속에 고통을 겪는 아이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1984년 처음 찾아간 탄자니아부터, 걸프전이후 이라크의 모습, 전기가 끊긴 이라크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이라크 사람들,유니세츠 친선대사로서 마지막해였던 1996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까지 우리가 보지 못한 아이들의 삶과 고통, 이유도 없이 고아가 되어야 하는 아이들은 굶주림 속에 아무 이유 없이 죽어 나갔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아이들이 바라보는 아프리카는 다르다. 아프리카에 대해서 우리는 TV 와 책을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아프리카 하면 생각 나는 걸 그려 보라고 하면 사자와 코끼리, 기린과 같은 열대 동물을 그리지만, 실제 아프리카에 사는 아이들은 자신이 머물러 있는 곳 주변의 작은 동물들을 그려 나간다. 교육을 받지 못하고,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전쟁에 내몰리는 상황, 콜라라와 장티푸스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으로 인해 치료할 수 있음에도, 변변한 의료 기술 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있어서 밥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물이다. 우리는 물을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으며, 물이 필요하면 이웃에게 얻어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아이들은 15km 저 먼 곳에서 물을 떠 와야 한다. 위생적이지 않는 물, 더러운 물을 마셔야 하는 아이들은 그것이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수 잇다는 걸 깨닫지 못하면서 그냥 마실 수 밖에 없다. 4000여km 의 거대한 강줄기 니제르 강마저 대가뭄으로 말라 버렸고,누군가 도와 주지 않는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건 사느냐 죽느냐 그 두가지 선택 뿐이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에이즈보다 더 무서운 건 백고픔과 굶주림이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돛단배를 타고 약탈을 저지르는 것 또한 그들의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죽음 속에서 살기 위해서 그들은 약탈을 저지르면서 살아가며, 유럽 열강이 뿌려 놓은 씨앗들은 부족간의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르완다에서 일어나는 후투족과 투치족의 내전. 농업을 중시하는 후투족과 수렵을 중시하는 투치족과의 싸움으로 인해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들. 자신의 가족을 죽이는 그런 모습들은 우리의 과거의 슬픈 역사를 연상하게 된다.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60년전 우리 삶은 아프리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죽여야 하고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 동족 상잔은 아프리카 곳곳에 일어나고 있으며, 난민들은 아프리카 이곳 저곳 떠돌다가 죽어 나간다. 그로 인해 고아가 되어야 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도 모른채 성장하게 된다. 5살 이전에 죽어가는 아이들의 모습들은 우리들 또한 그렇게 살아왔던 것이다. 아이티에서 매춘하는 열두살 아이에게 에이즈가 무섭지 않냐고 물어보는 건 어ㅉ머면 어리석은 질문이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 지 모르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몸을 이용해 먹을 걸 구할 수 밖에 없다. 고통스러움을 면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그런 삶은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아프리카 곳곳은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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