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열기자의 오답노트
박재역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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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열기자가 궁금했다. 교열의 의미가 무언지 알고 있지만, 교열기자가 하는 일이 무언지는 잘 알지 못한다. 누군가 써 놓은 문서를 교정하고 다듬는 직업,교열기자는 문서를 다듬고 고치면서, 처음 쓰여진 문장을 매끄럽게 만들어 나간다. 여기서 교열기자의 기본적인 원칙을 엿볼 수 있다. 문서 원본에 대해서 엄격하게 다듬어 나가지만, 그 문장의 스타일을 건드리지 않는다. 원본이 가지는 고유한 성질과 스타일을 유지한 채 문법에 어긋난 부분, 이름이나 상호, 외래어 사용, 맞춤법,단어의 생략이나 중의적인 단어 사용을 하나 둘 고쳐 나가는 일이 교열기자가 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TV에서 '우리말 겨루기'를 본방사수 하면서 즐겨 봤다. 출연자들의 한국어 실력과 그들의 순발력을 보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우리가 쓰는 한글임에도 많은 부분 틀리게 사용하고 있으며, 비슷한 단어이지만 맞춤법에 어긋나는 부분, 띄워 쓰기 잘못된 것, 같은 의미를 이중적으로 사용하는 것, 외래어 표기법 등등 우리가 쓰는 언어이지민 고쳐야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흥미롭게 읽어나갔으며, 교열기자는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교사로 일하면서 처음 만지게 된 8비트 컴퓨터, 8비트 컴퓨터는 성적처리 프로그램이었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자기 테이프가 등장하였고, 이후 저자는 베이직 프로그램을 배워 나갔으며, 포트란 , 코볼까지 섭렵했다. 하지만 철밥통 교사직을 나와 동아일보 교열기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선책하였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문서들을 접하고, 그 안에서 오류를 체크하는 것, 그동안 읽었던 문서들 중에서 가장 두꺼운 문서는 3200페이지에 달하는 문서였다. 17일간 그 문서를 교열하면서 1시간에 20페이지의 속도로 교열해 나간다. 3200페이지 책을 읽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그걸 교열하는 것 또한 스트레스이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 수많은 문서들을 접하다 보니 속독해가 늘어났으며, 서점에서 잠깐의 시간에도 책 한 권을 그대로 섭렵하게 된다.


책에는 교열에 관한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책에 담겨져 있다. 중어중문학과를 나온 딸에게 교열에 대해서 가르칠 수 있었으며, 교열 뿐 아니라 강연과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금강산 여행에서 북한 사람들과 남한의 맞춤법에 대해서 말하는 과정에서 긴장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흥미로웠다. 우리의 맞춤법과 북한의 맞춤법은 50년전 서로 다른 맞춤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북한은 두음법칙이 없으며, 사이시옷도 사용하지 않는다.통일이 되면 북한과 남한의 맞춤법 통합이 시급하다는 걸 확인확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워 진다.사동형 문장과 피동형 문장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으며, 부사를 엉뚱한 곳에 붙여 놓는 나의 모습들, '보좌진들' 처럼 실생활에 자주 쓰지만 맞춤법에 어긋난 단어도 있다. 생략되어서는 안되는 단어가 생략되고, 생략해도 되는 단어들을 이중으로 쓰는 것, 엉터리 외래어 표기법, 잘못된 이름과 명칭, 상호 등등,2000자 내외의 문서 하나를 교열하더라도 틀린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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