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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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의 소설 한 권을 읽게 되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스릴러인 듯 보이는 제목은 처음 예상과 달리 로맨스 소설이다. 주인공 야마우치 사쿠라와 같은 반 클래스 메이트 '나' 사이에 일어난 우연한 만남,맹장 수술을 받기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병원 로비에서 우연히 보게 된 300페이지 크기의 문고본 '공병(共病)문고 '를 보았다. <공병문고>는 같은 반 여학생 야마우치 사쿠라의 일기장이었다. 그 안에 쓰여진 첫 페이지에는 사쿠라의 병이 쓰여져 있었다.


명랑하고, 밝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사쿠라는 실제로는 췌장에 이상이 생긴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학교와 병원을 오가면서 사쿠라의 병에 대해 알고 있는 건 가족과 유명한 소설가와 이름이 같은 '나' 였다. 두 사람 사이에 공유하고 있는 비밀, 그 비밀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사쿠라가 하고 싶은 것,해야만 하는 것을 거절할 수 없었다. 사쿠라의 버킷리스트 하나, 두 사람이 떠나게 된 장거리 여행, 그로 인해 학교에서 두 사람은 학교 안에서 오해 아닌 오해를 받게 되었으며, 그걸 감추면서 두 사람은 비밀을 지켜 나가게 된다. 사쿠라가 가진 병명을 누군가에게 말한다는 건 사쿠라에게 도움이 되지 않은 일이었던 것이다.


만약 나에게 사쿠라와 같은 병이 찾아온다면 사쿠라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죽을 날짜를 세아린다는 것, 막막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글쓰기였다. 자신의 감정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자신이 죽은 뒤 그제서야 주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공병 문고> 속 사쿠라의 내면과 사이좋은 클래스 메이트 '나'와 마주하게 된다. 사쿠라는 사이좋은 클래스 메이트와 함께 지내면서 서로의 감정과 마음을 느끼면서, 사쿠라의 마음 언저리의 슬픔을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 속에서 마지막 아련함을 느끼게 된다.


소설은 그렇게 유쾌하게 전개되고, 해피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슬픔과 아픔을 감추면서, 사쿠라의 배낭 속에 있는 약들은 사쿠라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하지만 소설은 언제나 독자를 배신하게 된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한 이야기들이 갑자기 푹 꺼지는 것 같은 그 느낌을 소설 속에 느낄 수 있으며, 소설 속 주인공 '나' 가 사쿠라의 장례식에 찾아오지 못한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나에게 찾아온다면 나는 견디면서 살아갈 수 있을런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진 나 자신과 마주할 수 밖에 없다. 한 번 더, 두번 더 읽고 싶은 그런 아련하고 슬픈 소설이며, 우리의 인생이 언제나 계획데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느끼는 그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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