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하나 위로 둘
동그라미 지음 / 경향BP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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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이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상처 받고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른 일에 몰두하고 즐기는 모습, 아이들의 모습들은 대체로 그림자가 없다. 행복을 주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아이들은 그렇게 우리에게 사랑을 주곤 한다. 어른이 되면 상처에 연연하고, 나 혼자 아픔을 경험한 것처럼 누군가 알아주길 원한다.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면,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 꺼야 라고 말하지만, 정작 내앞에 놓여진 상처에 대해 나는 때때로 그 아픔을 고스란히 감내하며, 상처를 상처로 느끼지 못하고 살게 된다. 기억을 지우고, 감정을 지우고, 내 앞에 놓여진 상처에 대해 체념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다. 그 상처들은 결국 나를 아프게 하고 주변 사람을 아프게 한다.


상처란 언제 받는 걸까. 언제 어디에서 받게 되는 걸까. 그 답에 대해 명확한 답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상처를 받는 그순간 자신이 비침해진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리고는 자꾸만 가족을 바라보게 된다. 괜찮아, 잘 될꺼야... 시간이 해결해 줄테니 기다려봐, 그런 달콤한 위로는 나에게 전혀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스스로 무디어질 때까지 감내하게 된다. 기억이 사라지고, 감정이 사라진 그 어느 순간이 되어서야 내 앞의 상처가 추억이 되고,경험이 되어서 스쳐 지나가게 된다. 그리고는 그리고는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련을 내려 놓게 된다.


책 속의 구절 하나 하나 자꾸만 공감이 간다. 상처를 받아도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살고 싶어진다. 잊고 싶은데 잊혀지지 않는 나 자신의 모습들. 나는 그런 나의 모습을 바라볼 때 바로스러움과 어리석음을 마주하게 된다. 동네에 사는 바보들이 부러운 건 바로 상처로 인해 내가 흔들리고 아파하는 그 순간이다. 익숙한 것을 멀리하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나의 상처는 내가 선택해서 시작된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걸 알면서도 , 다시 후회하면서 남몰래 슬퍼하고 아파한다. 우울해지는 감정들, 그 감정들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면서 나는 점점 더 울적해지는 것이다. 어쩌다 어른이 되어서, 사소한 상처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나 자신의 민낯과 마주하게 된다.


아무 이유없이 심란한 시간
아무 이유도 없다. 그냥 아무 이유가 없이 심란함과 함께 우울함이 찾아오는 시간이 있다.차라리 이유라도 있다면 단념하고 우울함에 빠져 이 긴 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런 이유조차 없는 감정들이 찾아올 때가 있다. 무언가를 꼭 해내야만 할 것 같은 불안함이 나를 짓누르기 시작하고 알 수 없는 초조함이 찾아오는 시기가 있다. 지금 내가 그렇다. 지금 당신이 그렇고, 앞으로의 내가, 당신이 그럴 것이다. 난 언제까지 이 기나긴 밤을 혼자 보내고 있을까 (p98)


심란하면 한숨이 나온다. 울적해고, 힘이 없어진다. 나의 욕심으로 인해 비롯된 일들, 나의 기대치가 높아서, 관계맺음에 서툰 나, 선택을 잘못하고 실수를 잘못해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나는 상처를 받고 , 상처를 주곤한다. 짓누른다는 것,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 사라짐으로서 나는 아파하고 슬퍼하고, 내 안의 감정들이 불쑥 불쑥 올라온다. 나를 가두고 있는 습관들이, 그것이 나를 힘들고,, 아파하고 단절됨을 견디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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