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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 세계적 북 디렉터의 책과 서가 이야기
하바 요시타카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책을 소유하고 책을 왜 읽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책을 읽지만, 책을 싫어하는 이는
어떻게든 책을 읽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의 일상에 책 말고도 즐거움을 주는 꺼리가 많기 때문이다. 책 한권 읽을 시간에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는 것, TV를 보는 사람들은 책을 읽는 시간을 아까워 한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나의 입장에는 책이 주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것, 바꿔 말하면 내 시간을 누군가 빼앗는 걸
싫어한다. 여기서 우리는 사람마다 독서의 방법이 다르며, 그들 나름대로의 독서 기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은 '책속의 책'이다.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 책과 관련하여 다른 책들을 같이 말한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 나오는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와 <잃어버린 세계>를 연결짓고 있으며, 두개의 소설의 매개체로 존재하는 것이 나고야이다. 책에는 나고야를 '외계로부터 잊혀 고립진화된 외딴 섬'이러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 의미가 사뭇 궁금해진다.
인터넷의 발달과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로 동네서점이 사라지고 있다. 내가 사는 곳에도 마찬가지이다. 점점 더 사라지고 있는
동네 책방의 이유는 바로 책방 주인이 세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수십권 수백권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요즘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건, 책이 싸다는 장점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인터넷을 활용한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편리함으로 추구하려는 인간의 속성은 동네 서점이 주는 이익에 대해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대형 서점의 난립 속에서
도태되어 가는 동네 서점의 모습들, 그것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드래곤볼과 소년점프, 에반게리온,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만화였다. 특히 매달 나왔던 소년점프를 구하기 위해 1500원짜리 질나쁜
만화책임에도 그 만화책을 놓지 못한다. 지금은 그런 재미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과거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또한 이 책에는
일본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2020년 도쿄에서 올림픽이 다시 열리게 된다. 1964년 도쿄 올림픽 유치 이전에
일본은 1940년과 1960년 올림픽을 유치하려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중일 전쟁으로 인해서 실패로 끝난 1940년 올림픽과
1960년 올림픽은 로마가 가져가게 된다. 그들이 도쿄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그 목적을 보면서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열을 올렸던 우리 모습이 생각났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한권의 책.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암호 나무 tree of codes> 가 눈길이 갔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9.11 사태를 그려낸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를 쓴 유명한 작가로서
<암호나무> 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책에 구멍을 내 그 안에 문장을 찾아내는 특이한 구조. 그 책은 국내
인터넷 서점에는 없지만 아마존 서점에는 있었다.
저자는 축구에 관심을 가지고 잇는 것 같다. 책과 축구를 연결시키고 있으며, 특히 스웨덴 출신이며, 맨유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자서전 <나는 즐라탄이다>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책에 담겨진 다양한 이야기들과 유머를
소개한다. 그의 자서전을 축구선수 마라도나 자서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책을 읽으면 알게 되는 건 책 속의 새로운 책들이다. 과거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책들,아직 한국에 번역되지 않은 책들.
수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궁금한 책을 찾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소개된 책들은 어느정도 신뢰가 가고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책이란 그런 것 같다. 내가 접하는 책에 따라 나는 변하게 되고, 내 인생은 그렇게 책과 함께 호홉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