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긴 변명
니시카와 미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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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기누가사 사치오와 동일한 이름을 가진 주인공.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이 별로 좋지 않았다. 학창 시절 부터 의도치 않게 친구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으며, 일상생활에서도 그러했다. 대학교 동창 아내 기누가사 나쓰오와 결혼 후 인기 소설가로서 거듭나기 전까지는 아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인기 소설가로서 거듭나는 그 순간 돌연 버스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돌연 사망하고 말았다.38명이 타고 잇었던 버스는 호수에 추락하였으며, 그중에 사망자 10명 중에는 나쓰오 뿐 아니라 함께 갔던 오미야 유키도 있었다


아내의 장래식장의 모습. 여기서 사치오의 모습에 주목하게 된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느니 의미가 무언지 나쓰오의 장례식 이후에 잘 드러난다. 아내의 죽은 소식으로 주변 사람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정작 사치오는 무덤덤하다. 그런 모습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더 아파하고 슬퍼한다. 사치오의 행동 하나 하나에서 그의 마음은 슬픔을 억누르고 있으며, 마음속으로 슬퍼한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사치오는 그냥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을 뿐이다. 그의 마음 상태를 아는 딱 한사람, 나쓰오가 교통사고로 죽던 그 날 사치오와 섹스를 한 후쿠나가 치히로 뿐이다. 물론 후쿠나가 치히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반면 사치오는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다.


이런 가운데 사치오는 오미야 유키의 남편 오미야 요이치를 만나게 되는데, 그들과 함께 하면서 아내를 상기시킬 수 있었으며, 자신의 아내의 죽음에 대해 무덤덤한 행동을 보여준 반면, 오미야 유키의 죽음에 대해서는 슬픈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기누가사 사치오의 모습 속에 숨어있는 자신의 과거의 모습들, 오미야 요이치의 아이들을 보면서 , 아내를 떠올리면서 자신의 마음 또한 점점 슬픔으로 잠겨 들게 되며,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게 된다.


이렇게 소설 속 이야기에서 사치오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모습이 눈길이 갔다. 유명 인기 소설가라는 신분을 활용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 나쓰오의 죽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 속에서 그 과정이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동안 사치오는 아내가 죽기 전까지 필명 쓰무라 케이를 사용하였지만, 아내의 죽음과 버스 추락사고 이후 자신의 본명이 드러났으며, 많은 사람들은 다시 사치오의 이름과 사치오의 슬픔을 들먹이기 시작하였으며, 사치오는 상처를 입게 된다. 자신이 듣고 싶지 않았던 이름 , 야구 선수가 유명했다는 그 이유만으로 의도하지 않은 모습들이 만들어지는 상황들, 자신을 유명 소설가로 만들어준 나쓰오에 대한 사치오의 감정 변화를 이 소설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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