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 김정아 소설집
김정아 지음 / 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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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에 사라지고 있는 건 '정겨움'이다. 이웃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정겨움은 믿음으로 이어진다. 나의 적이 아닌 나의 편이 되고, 힘들고 아플 때 나 자신에게 약을 건네주는 도우미가 된다. 그 정겨움이 사라지고 있다. 사회를 움직이는 정치권력과 자본이 더해져 , 대한민국 사회의 다수자는 소수자들에게 돈으로서 강제하고, 상처를 입히게 된다. 이 소설은 대한민국 사회의 소수자로 존재하는 이들의 삶을 비추고 있으며, 지금 대한민국이 당면한 문제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첫번째 이야기 마지막 손님, 한강로 1가 앞에 보이는 재래시장은 언제부터인가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철거 명령이 떨어지게 된다. 시장 상인들에게 용역 깡패가 동원되고, 그들을 몰아내는 모습들, 여기서 시장에서 길거리 커피를 파는 용다방 남순씨와 잔치굿수를 파는 노인 선례씨의 삶이 교차하고 있다. 깡패들은 두 사람을 제외하고 철거 진행을 하고 있으며, 그들은 용역 깡패들을 밥벌이 삼아서 장사를 하고 있다. 소수자를 철거하는 용역 깡패와 그들이 필요한 용다방 남순씨와 잔치국수집 선례씨의 모습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며, 그들의 팍팍함을 느끼게 된다.


다섯번째 이야기 전수택 씨의 감자는 학창 시절 키가 크다는 이유 하나로 배구선수가 되었던 주인공 혜선씨가 등장한다. 사회에 나와 마트에서 일하는 혜선씨의 모습, 마트에서 파업과 농성 투쟁을 하는 혜선씨는 화타 언니로 통한다.하지만 마트 농성이 실패로 끝나고 택배일을 시작한 혜선은 마트에서 함께 일했던 김여사를 보게 되는데, 김에서는 폐지를 팔아 근근히 살이가고 있었다. 전수택씨 집에 감자를 택배 배달하는 혜선의 모습 속에서 감자 배달에 실패하고 다시 들어가게 되는데, 옷에 배여있는 내음새를 지우려는 혜선의 마음 속 응어리진 아픔을 엿보게 된다.


이 소설에서 인권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가 말하는 인권존중이란 생존을 추구하고,  보호와 안전을 말하는 건 아닐런지, 자본을 우선하는 사회 시스템은 언제나 변화를 원하고 있으며,변화 과정에서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한다. 희생은 언제나 사회적 소수자를 향하고 있으며, 소수자들은 자신의 희생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채 밀려나게 된다. 소설은 그들이 가진 것들이 상실됨으로서 응어리진 상처의 실체가 무엇인지,우리에게 사회적 연대가 왜 필요한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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