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죽음
최철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장례식에서 어른들을 만나면 간간히 듣는 말이 있다. '그만하면 호상이다' 라는 말로 상주에게 위로를 건네는데, 그 말의 의미를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건강하게 살다가 건강하게 이 세상과 작별할 때 그런 경우 '그만하면 호상이다' 라고 부르고 있었다.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는 집에서 자식들 곁에서 주무시는 듯한 모습으로 돌아가셨으며,나의 사랑하는 외숙모와 큰고부는 살 가망성이 없는 상태에서 연명치료를 하시다가 돌아가셨다.최근 외숙모의 마지막 삶과 함께한 외사촌은 외숙모의 시신을 바라 보면서 큰 슬픔을 느꼈으며, 많이 아파했다.. 그걸 보면서 부모님께서 병으로 인해 아플 경우 어떻게 대처해햐 하는지 고민하게 되었고, 죽음에 대해 나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이 책을 읽게 된 것 또한 그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는 저자의 마음 속 깊이 있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아내와 딸을 먼저 앞세웠던 저자의 마음 속 언저리에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걸까, 딸에 대한 그리움과 딸이 암으로 인해 세상과 작별함으로서 아내 마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그로 인하여 저자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슬픔과 아픔, 그 안에는 미안함과 죄책감이  있었던 건 아닌지, 아내가 살아있을 적 해 주지 못한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다.살아생전 자신만 먼저 생각하고 앞세운 건 아닌지, 저자의 아음 속 응어리진 슬픔은 아내가 생전 가고 싶었던 중앙아시아 키르키스스탄으로 향하게 된다. 아내와 딸의 사진을 품고 떠났던 것이다. 아내가 그렇게 가고싶어했햇던 중앙아시아,그러나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였던 것이다.


책에는 웰다잉과 웰다잉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 살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의학기술의 힘을 빌려 수명 연장을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는 자신의 삶의 마지막을 결정할 수 있지만, 식물인간 상태이거나 뇌사상태에 빠져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에서는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결정내려야 하나 고민할 수 있다. 환자가 자신의 죽음에 대한 권리를 미리 공표했다 하여도, 가족이 거부한다면 어떤 상황이 만들어질런지 그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살아있는 환자 앞에서 가족이 모여 죽음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으며, 무심코 던진 말과 사소한 행동에도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항암제나 약물, 수술을 통해 삶을 연장시키는 것에 대한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돈을 들여서라도 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싶은 인간의 마음과 환자의 몸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마음은 충돌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죽음에 대해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우리의 마음은 쓸쓸함의 수렁에 빠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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