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 세계의 전쟁이 만들어낸 소울푸드와 정크푸드
윤덕노 지음 / 더난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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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땐 국사 시간, 세계사 시간은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수업은 딱딱하였고, 우리 역사의 주요 사건을 암기하는 딱딱한 수업으로 생각했다. 국사, 세계사 시간이 재미없었던 이유가 무언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하나의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권의 책으로 엮어도 부족한데,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속의 중요한 사건은 한시간 분량이며, 한페이지에 오롯이 다 채워져 있었던 거다. 역사에 대한 이해가 먼저이기 전에 암기를 먼저 해야 했던 그 상황이 나 스스로 불편했던 것이다. 이후 교과서에서 벗어나 내 눈에 띄게 된건 우리의 역사, 세계사에 관한 교양서였다. 하나의 사건 위주로 암기하는 그런 상황의 역사가 아닌 서술식으로 되어 있으며, 어떤 사건의 앞과 뒤를 함께 알 수 있는 그런 역사책을스스로 찾아 나가게 되었다. 어떤 역사적 사건은 후대에 와서 또다른 역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역사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역사에 대해서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역사 속의 수많은 이야기들은 전쟁이 많은데 , 그 안에는 항상 영웅이 존재했다. 고대의 스파르타쿠스, 스키피오,한니발,나폴레옹, 이순신, 맥아더까지 전쟁에는 항상 영웅이 있었고 그게 전부였던 것이다. 그 안에서 전쟁을 실제로 하는 병사들과 백성들의 이야기는 거의 없었던 거다.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전쟁의 역사, 그 틈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더 흥미를 끌게 된다.


이 책은 전쟁에서 꼭 빠지지 않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다. 전쟁은 사람과 사람이 격돌하는 물리적인 충돌이다. 그안에는 장군이 있으며, 그들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여기서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식량 확보이다. 전쟁은 하루 아침에 끝나는 싸움이 아니므로 항상 식량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내가 있는 곳에서 전쟁을 할 수 있고, 적지로 들어가 싸우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적지로 들어갈 때 적과 마주할 땐 상황이 복잡해진다. 언제까지 전쟁을 끝낼 것이고, 식량확보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전쟁의 중요한 전략 안에 포함된다. 그 과정에서 전쟁에 특화된 음식들이 개발되었고, 군량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건빵이 주먹밥을 밀어내고 군량미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하고 있는 것 또한 여기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개발되었던 건빵은 바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식량이었고, 자원이다. 여기에 건빵과 함께 등장하는 것이 별사탕이 있다. 지금은 별사탕의 원재료가 되는 섩탕이 흔하지만 그 당시만 하여도 설탕은 흔하지 않았고, 별사탕을 만드는 것도 비밀로 붙여졌다. 또한 별사탕이 만들어진 이유는 바로 건빵을 먹을 때 생기는 목마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며, 병사들이 물을 찾다가 적군에게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였던 상황이 만들졌기 때문에, 적군에게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 별사탕이 개발되었다.


책에 등장하는 처칠레이션은 바로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과 영국군의 전쟁에서 나타났다. 물론 처칠레이션에서 처칠이란 그 당시 영국 수상 처칠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일본군과 영국군의 대치 속에서 일본군에 비해 식량이 넉넉했던 영국군, 일본군은 영국군과 전쟁에서 전략을 바꾸게 된다. 일주일 분량의 식량을 가지고 있었던 일본군은 자신의 식량이 떨어지면 영국군의 식량을 탈취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그건 실패로 끝나버렸다. 영국군은 자신들의 식량을 일본군에게 주지 않기 위해 이동하면서 파괴하였으며, 일본군은 식량 부족으로 인해 영국군과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굶주림 속에 내몰려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전쟁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식량으로 대표적인 음식은 주먹밥이다. 하지만 주먹밥은 다양한 재료와 요리를 하기 위한 많은 도구가 필요하다. 그 도구가 없다면 무용지물일 수 밖에 없다. 주먹밥은 날씨와 기온에 큰 영향을 받게 되므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빵이 등장하였고, 주먹밥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미숫가루가 등장하게 된다. 우리는 미숫가루를 더운 여름을 나기 위한 여름철 별미로 생각하지만 실제 미숫가루는 군량품의 하나였으며, 특별한 도구 없이 찬물만 있으면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었던 간편한 식량이었다.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사기 증진이다. 극한 상황에 내올리게 되는 병사들에게 죽을 수 있다는 것 피부로 느끼면서 적과 싸우는 것은 극한 스트레스가 된다. 그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하였으며, 별미중의 별미 초콜릿은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고 고열량 음식이었다. 하지만 초콜릿의 단점은 달달하다는 특징이 있으며, 병사들 사이에서 금방 동날 수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맛없는 초콜릿을 개발하는 것이다. 맛없는 초콜릿을 만듬으로서 병사들은 다크 초콜릿을 덜 찾게 되었으며 마지막 극한의 상황에 내몰릴 때 초콜릿을 먹게 된다. 사기 증진과 고열량, 오래 보존할 수 있도록 만든 초콜릿이 다크 초콜릿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가공식품들이 전쟁을 위해서 개발되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병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그들은 다양한 형태의 음식을 개발해 왔으며, 지금도 꾸준히 발전되어 왔다. 처음 개발되었던 군용품은 이후 다양한 첨가품을 넣어서 우리의 입맛에 따라 바뀌고 있다. 지금은 과거처럼 별다른 도구 없이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스스로 끓어 오르는 군용식품이 등장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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