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언젠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
임수진 지음 / 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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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삶을 읽으면서 , 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나의 과거의 모습, 나의 현재의 모습, 나에게 조만간 다가올 미래의 모습들, 그 이야기 하나 하나 넘기면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있다. 매순간 반복된 우리의 일상이지만, 반복되어가는 일상 속에서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인디밴드 <가을방학> 보컬리스트 계피의 첫 에세이이며, 본명은 임수진이다.


책을 읽으면 저자의 독특한 감수성을 엿보게 된다. 아홉살  학교 선생님을 통해서 '고독하고 조숙한 아이'가 되었던 저자의 어린 시절, 그때부터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 듯 하다. 세상 속에서 새로운 걸 꼭 찾아내고 말겠다는 것,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걸, 찾아 다니고 있었던 거다. 생각의 차이, 관점의 차이는 여기서 발견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세상 속에서, 우리는 특정한 틀에 가혀 살수 밖에 없다는 걸, 왜 우리가 읽는 책들의 제목은 다양하지 않은지, 독자의 입맛에 따라 맞춰져 간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독자는 책을 통해서 새로운 걸 얻기도 하지만,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을 얻으려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독립해 혼자 살면서 처음 느낀 건 자유로움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느낀 건 외로움이다. 가구의 존재 이유, 침대의 필요성, 그건 바로 외로움을 달래주는 도구였던 거다. 자신의 심리와 감정변화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다는 걸 독립하면서 깨닫게 된다.


우리는 관계 속에 살아간다. 저자와 저자의 엄마의 관꼐, 할머니의 존재가치, 엄마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 의미 속에는 엄마에게 좀더 가까이 하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져 있는 건 아닐런지, 함께 하고, 함께 지내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 음악가로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걸 할 수 있었던 건 ,엄마의 역할과 아빠의 역할이 큰 것이다. 인디밴드로서 살아간다는 의미를 알게 된다. 외가에서 맛보는 해물탕, 해물탕을 좋아하는 외할머니와 엄마의 식성, 그리고 저자도 해물탕을 좋아하고 있었다.그리고는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남자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잇다.남자라서 좋은 것, 남자라서 나쁜 것, 대한민국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였고, 사회에서 주어진 책임감 또한 크다는 사실, 남자로서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 고지식하게, 골치를 썩어가면서, 열심히 했다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리고 아직도 분투하는 아버지의 모습, 어쩌면 남자의 모습은 아버지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건 아닐런지.


아버지가 아직도 분투중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당신이 '마음 약하디 약한 딸아이'가 '저 하고 싶은 거나 하고 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 하시기 때문이다. 아무리 괜찮다고 말해도 소용없었다. 당신 자신은 평생 일만 하느라 티브이 보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취미 하나 가지지 않았으면서.(p47)


책에 나오는 저자의 독특한 생각과 감정의 스펙트럼, 자신이 키우는 귀여운 강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강아지를 산 속에 묻어주기 위해서 냉동실에 잠시 보관하였다. 그리고 먹으려고 산 동태를 냉동실에 넣으려다 아차 하고 말았다. 죽은 강아지나 동태나 똑같이 숨을 쉬지 않고 있는데, 그 둘을 한 곳에 넣으려니 기분이 묘했던 거다.어쩌면 우리 마음속의 관념과 틀이 혐오뫄 불결을 구별하고 있었으며,우리 스스로 세상에 보이는 걸 구별짓고 살아간 건 아닐런지, 에세이 안에 담겨져 있는 이 문장이 기억에 남아있다.


마지막 저자의 남편 이야기가 눈길이 간다. 남편의 한가지 매력에 빠져 결혼을 하고, 결혼 후 시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시고 말았다. 그로 인해 홀로 남게 된 남편의 모습 속에서 의연함과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요새 듣는 음악이 <붉은 노을> 이거든요. 알죠. 이문세 노래. 그걸 듣다가 자기 생각을 해요. 나에게 이제 자기 밖에 없구나 해서."  나는 순간 숨이 막혔다. <붉은 노을>.세상에서 남자를 가장 사랑해 주는 여자는 엄마다.처음이자 가장 깊고 가장 사무치고, 뭐라 말할 수 없는 사랑. 사랑의 크기를 비교한다는 일 자체가 망설여지는, 모든 남자의 첫번째 여자인 엄마, 그리고 .... <붉은 노을> 에서 이렇게 외친다. '난 너를 사랑하네. 이 세상은 너뿐이야. 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난 그 노래를 늘 좋아했지만  '이 세상은 너뿐'이라는 가사를 그런 식으로 들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멋들어진 함의도 대단한 비유도 없는 , 있는 그대로의 뜻으로.(p244)


그리고는 저자는 남편의 슬픔을 이해하고 안아주었다. 공감하고 이해하고 받아주게 된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그것을 저자는 결혼 후 남편을 통해서 느끼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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