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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손가락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1
김경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1월
평점 :
짠하고
슬픈 청소년 소설이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으며, 왜 우리는 대학을 가야 하느지, 대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는지 되집어 보게 만든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고학력 고스펙이 결코 특별한 사람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대학교를 나온다 해서 취직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볼수 없는 우리들의 모습, 그걸 이 청소년 소설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변해야 하며, 그 변화라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것인지 느낄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소설 속에는 고등학교 3학년 나래가 등장한다.. 나래는 자율학습을 빠지기 위해서 엄마에게 학원에 보내 달라고 말한다. 물론 나래는
엄마가 안 들어줄거라 생각했다. 구실은 문창과 입학이지만, 실제로는 공부가 싫었고 야자를 하는 게 싫었던 것이다. 법학과를 나온
아빠와 교육과를 나온 엄마, 하지만 나래의 아버지는 대기업에서 나와 가게를 차리지만 시작하는 사업마다 망하고 말았으며, 현재는
백수 생활이다. 나래의 엄마 또한 마찬가지였다. 신춘문예에 등단한 작가이지만, 현실은 휴대폰공장에서 일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가난을 피부로 느껴야 했던 나래의 삶 속에서, 부모님의 가난의 실체를 이해하고 현실에 적응해 가는 나래의 모습은 처음에는 철없는
소녀였지만, 현실을 이해하는 그 모습을 보면 짠함을 느낄 수 있다.
문창과 수업을 학원에서 배우는 나래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군대간 오빠에 대한 불평이 숨어있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예고를 나왔지만,지금 현재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집안의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은 왜 오빠에게
투자하고 자신에겐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지, 나래의 원망가득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자신을 문창과에 갈 수 있도록 배려해준
엄마의 행동에 대해서 의심하게 된다.진심으로 딸을 생각해서 학원에 보낸 건지, 아니면 나래의 마음을 알고 있지만, 나래가 원한
길이니까 묵인한 건지, 나래의 아픔 속 언저리에는 엄만에 대한 죄책감이 묻어나 있었으며, 학원을 다니면서 일탈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조금은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나래의 아빠의 현재 모습, 백수로 마냥 주저앉아 잇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마트 배달원이며, 봉고차 다마스를 끌고
마트의 물건을 배달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작은 마트가 대기업 마트로 바뀌면서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대기업 마트 직원이
아닌 지입을 통해 개인 사업자가 되어야 했던 아빠는 결국 마트 배달원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 나래의 아빠는 실수를 하게 되고 그만 부상을 입게 된다.
그렇게 나래의 삶속에서 느껴지는 고단함. 나래는 조금씩 자신의 삶과 부모님의 처지를 이해하기 시작하게 된다.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아빠가 세상 속에 내몰리면서 아둥바둥하며 살아가는 모습, 글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글을 쓸 수 있는 재능이 경력단절로
인해 사라진 나래 엄마의 모습, 그 모습은 나래에게 되물림된다. 나래가 가진 글쓰기 능력은 로맨스 웹소설이라는 장르에 도전할 수
잇었고, 자신의 재능이 네티즌 사이에서 소문나게 알려지게 된다. 누군가는 쓰레기 글이라 하지만, 그것이 나래의 새로운
길이었다.나라의 모습 속에 느껴지는 우리의 현실.. 그 현실이 바로 우리들의 민낯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