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착한 딸을 그만두기로 했다 - 벼랑 끝을 달리는 엄마와 딸을 위한 관계 심리학
아사쿠라 마유미 & 노부타 사요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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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르는 심리입니다. 하지만 뭔가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하레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루이와, 루이와 같이 일할 수 밖에 없는 '그린 그레이'에서 일하는 엄마 유리, 루이의 엄마가 루이에게 상처를 주고 루이를 지적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사키.. 이 네사람 사이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루이와 루이의 엄마 관계, 두 사람 사이에서 루이의 마음 속 상처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계기는 바로 나의 어머니의 심리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살아생전 외할머니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돌아가실 때까지 미우나 고우나 함께 했던 지난 날, 어머니는 외할머니의 말과 행동에 대해 큰 상처를 받았으며, 그것을 속으로 삭히고 눌러왔던 겁니다. 저는 그게 조금 두려웠고, 외할머니께서 넘어지시던 그 순간 제일 걱정 되었던 건 외할머니가 아닌 어머니였습니다. 외할머니에 대한 분노와 죄책감 그리고 미안함을 가지면서도 외할머니에게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의 마음, 그안에는 내가 모르는 어머니의 과거 어린 시절의 삶이 있었으며,루이의 마음 속 변화 과정, 루이의 심리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루이처럼 착한 딸이었던 어머니의 삶. 루이가 루이의 어머니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처럼, 저의 어머니도 외할머니에게 벗어날 수 없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어머니에게 상처를 주었고 과거의 기억들을 꺼내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루이가 루이의 어머니에게서 받은 상처와 어머니라는 울타리와 루리르 구속하는 그 실체, 두사람 사이에 좀더 거리를 유지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루이, 어머니를 거부하고 있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루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루이의 마음 속 상처는 루이의 어머니에게 향하는 것이 아닌 자신과 같이 일하는 유리와 사키에게 향하고 있었으며, 두사람에게 질투를 느끼는 루이의 마음 속 아픔들, 하지만 사키와 유리 또한 루이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아무렇지 않은 척 보이지만 내면에는 어머니라는 울타리에 갇혀 지냈으면서, 그것을 드러낼 수 없었고, 표현할 수 없었던 겁니다. 루이가 본 유리와 사키의 표면적인 모습은 실제의 유리와 사키의 본모습이 아니었으며, 세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벽에 대해서 그들은 자신의 내면의 속마음을 이야기 하면서 서로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부모님의 마음 속에는 내 딸은 나의 소유물이며, 과거의 자신이 생각했던 착한 딸, 즉 내 딸이 내가 원하는데로 움직이고 소녀인채 머물러 있기를 원한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으면서도, 그 상처를 외면하고 있는 모습들, 딸과 엄마 사이는 어쩌면 그렇게 되물림 되고 있었고, "너(딸)도 내 나이가 되면 알게 된다" 는 생각이 자신의 말과 행동 잔소리와 지적에 대해 정당화 하고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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