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 1호 - 2017년 1호, 창간호
문학3 기획위원회 지음 / 창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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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나온 <문학3 -1호> 창간호. 이 책은 여느 문학책과 다른 독특하며, 실험적인 특징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 읽었던 문학 문학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없었으며,독자들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을 느낄 때가 많았다. 그것이 나에겐 제한적인 언어 속에서 한계로 느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에게 자신의 문학에 대해 <중계>라는 형태로 소통하고 있었고 이해를 돕고 있다. 문학 작품이 쓰여지게 된 계기, 그 문학에 숨어있는 장치들, 내가 느끼는 독특한 언어와 문장에 대한 이해를 <중계>를 통해 저자와 독자의 상호 작용과 소통,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의 처음에 등장하는 <주목>이라는 코너에 눈길이 간다. 문학이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있다. 왜 우리 사회에 문학이 존재하고 있는지, 우리는 문학을 왜 소비하는지, 그것에 대해 꺼리를 제공하고 있다. 작가들은 자신의 경험과 삶, 누군가의 인생을 관찰하면서 새로운 문학을 재구성하고 있으며, 우리가 모르는 곳을 송곳처럼 찌르고 있다.내가 알고 있는 언어와 삶, 세상이야기를 바탕으로 내가 미쳐 놓치고 있는 것을 도와주는 것, 그것이 바로 문학의 역할이며, 세상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도와주고 있다는 그 사실을 <주목> 코너에서 느낄 수가 있다.


이 책은 <시/소설> 두 개로 나뉘고 있으며, 김현의 시 <두려움 없는 사랑> 과 김세희 작가의 <드림팀> 에 관심 가지게 된다.

<두려움 없는 사랑 : 김현>

나는 물러나서
당신 맨발에 코를 문지르다가
어제였던가요?

박근혜 대통령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든다고 했어
말해주자 당신이 여느 때보다 더 크게 웃다가 그만
오줌을 쌌지요
그렇게 다시 당신이 뜨거운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을요

바다에 간적도 있잖아.
뽀송뽀송한 새 바지를 입고서
광어회를 먹으며 불꽃놀이를 보는데
너무 가까워서
순식간이라는 걸 알아버렸지
산다는 건 당신이 말했지요..  (p68)


<드림팀: 김세희>


이런 기분으로 일하러 들어갈 수는 없었다. 선화는 건물 사이로 들어가 빈 분수대옆 벤치에 앉았다. 벤치는 싸늘했고 턱이 덜덜 떨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팀장에게 충성하리라 다짐하던 때도 있었다. 그녀를 지켜주리라. 술자리에서 누가 떠보듯 물어도 절대 그녀를 흉보지 않았다. 키가 크고 마른 그녀와 작고 통통한 자신이 지나갈 때 사람들이 뒤에서 드림팀이라고 빈정거려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래전 일이었다. (p171)


어느날 선화에게 들려오는 전화 한통화. 그 통화는 전 직장상사 임은정 팀장의 전화였다. 두 사람이 같이 일했던 전 직장에 관한 이야기.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엿볼 수 있다. 임은정 팀장이 선화에게 전화를 건 사유는 자신이 키우는 아이 준 때문이며, 아이의 병을 고치기 위해 전 직장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그로 인해 선화가 일하는 곳으로 이직하려는 임은정 팀장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두 사람 사이의 상투적인 대화 속에 묻어나는 선화의 까칠함. 그 까칠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의 일을 무심코 지나가려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는 임은정 팀장의 모습, 그 두 사람 사이의 예민함을 이 소설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문학3 창간호에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가 문학 작품 곳곳에 배여있다. 과거의 사건이지만 여전히 우리 삶에 침투해 있으며, 영향을 주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 그것을 <문학 3 창간호>에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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