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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일기 ㅣ 카프카 전집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유선 외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1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독서의 한계를 느낄 수 있었다. 프란츠 카프카.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
에 대한 막연한 이해였을 뿐,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깊이 들어가지 못한채 카프카의 소설 세계를 접해왔다. 그가 살아온 인생과
그가 살았던 시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채 카프카의 <변신>을 읽어왔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소설 <변신> 을 쓰게 된 카프카의 생각과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 드러나 있는 불안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마르셀 프루스트를 연상하게 하는 프란츠 카프카의 비극적인 삶.프루스트는 51세에 천식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프란츠 카프카는
42살에 폐결핵을 앓고 짧은 인생을 살다가 떠났다. 우리는 카프카의 소설세계에 대해서 실존주의 소설이라 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카프카의 소설 세계는 그의 인생에 그의 환경이 내포되어 있는 개인적인 소설일 뿐, 후대에 우리는 그의 삶과 그의 인생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카프카의 일기> 를 읽으면서 100년전 카프카가 살았던 그 시절의 모습을 잠시 엿볼 수 있다.
체코인이면서, 독일어를 사용하는 유대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그가 읽었던 독서 편력을 자세히
보면 카프카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프란츠 카프카가 살았던 그 당시는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이 살았던 그 시절이며, 우리는
양반과 상놈으로 나뉜채 나라를 빼앗긴 시대상을 가지고 있다. 카프카가 살았던 유럽의 모습에 대해 조선인의 눈으로 바라 본다면
신세계일 것이다. 증기기관차와 그들의 문화 속에서 산업혁명 초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의 특징은 카프카의 42년의 인생중에서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09년에서 1923년까지의 시대상을 다루고
있으며, 그가 죽기 1년전 그의 일기는 마무리 되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카프카의 관계.. 카프카는 스스로 자신을
나약하고 유약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한계를 뼈져리게 느끼고 살아가게 된다. 소설 <변신>이 그의 자전적인
소설이라 하였을 땐 막연하게 이해하였지만, <카프카의 일기>를 읽어간다면 그의 내면 세계 깊은 곳에 숨어있는 불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번데기가 아닌 나비가 되고 싶었던 카프카의 삶. 그는 유대계 상인의 맏아들로 태어났지만 그가 할 수 있었던
건 글쓰기 뿐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카프카의 주변의 상황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들이 보는 세계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계획된 세계이며, 지금 우리들의
모습과 비교하게 되었다. 우리의 삶과 인생은 과거 100년이라는 하나의 시간적인 흐름에 과심을 보이고 있다. 100년전 그들에게
있어서 가치와 의미의 기준은 바로 100년이라는 과거의 시간일 뿐이다. 카프카가 죽은지 90년이 지난 현재의 우리들은 100년에
100년을 더한 200년이라는 과거에 대해 말해야 함에도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100년의 시간만 관심을 가지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소비한다. 소비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고 가치가 없다는 것을, 카프카가 살았던 그때 그들이 생각했던 최고의 가치는
지금 우리의 눈에는 구시대의 가치였을 뿐이며, 우리는 그걸 소비할 이유가 없기에 다시 최고의 가치를 만들고 그것을 소비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