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게 됐다 아내가 임신했다
남달리 지음 / 51BOOKS(오일북스)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예기치 않게 임신을 하게 된 주인공과 주인공의 아내. 그럼으로서 일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돈과 여러가지 지원 정책들. 술을 좋아하는 아내와 저자는 그렇게 아이를 가졌으며, 아기의 태명은 으뜸이었다. 으뜸 아빠가 되어 버린 저자의 피신처는 쓰레기 재활용이 모여있는 공터였다. 그곳에서 잡시 피신해 있었던 저자의 잠시 동안의 일탈, 누군가 버린 책에 눈길이 가게 된다. 아빠가 아니었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책 꾸러미 속 육아 책 꾸러미. 그 책을 읽은 엄마는 좋은 엄마가 되어서 이 책을 버린 걸까 생각하게 된다.


아빠가 되고 나서부터 생각이 바뀌게 된다. 주변에 청소년들을 보면서 으뜸이를 생각하게 되고, 으뜸이가 17살이 되면, 자신의 나이는 60을 넘어선다는 걸 알게 된다. 아찔한 그 순간, 으뜸이가 대학교 들어가면, 그때는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저자의 마음 속 아찔함을 이해할 수 있다. 산후 조리원 비용은 왜 그렇게 비싼지, 정부의 지원 정책은 코딱지 만하며, 실제 아기 키우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들을 아빠가 되고 나서 알게 된다. 보험이 되지 않는 주사들, 아기 뿐만 아니라 아기를 위해 엄마, 아빠도 맞아야 된단다. 그렇게 아이를 위해서, 이이를 위한 삶을 살아가면서 자본주의 세상 속에  살아간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면 살아가게 된다. 육아와 보육에 대한 상술과 생후 50일 사진,100일 사진과 돌사진 촬영과 산후 조리원 과 연결되어 있는 계약을 보면서 욱하는 저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뉴스에 민감해지는 아빠의 모습. 뉴스를 통해 흘러나오는 건강에 관한 이야기, 전염병이 돈다는 그 뉴스 하나로 예민해지고 까칠해진다. 모든 일상이 아이를 위해 돌아가는 집안의 모습, 아빠로 살아가지만 여전히 철없는 아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내 몰래 골프치기, 스마트폰으로 아내 뒷담화하기, 인터넷 뱅킹이나 폰뱅킹이 안되는 비자금 통장 만들기, 그 하나 하나에 흐뭇해 하는 저자의 모습이 여느 아빠들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철없는 행동을 하면서도 아내에 대한 애틋함이나 미안함도 알수 있다. 바보스러운 행동을 하고, 괜히 멋쩍어서 미안해 하고, 슬금 슬금 가사일을 돌보는 저자의 모습, 아기는 혼자서 키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책에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다. 아이의 이름을 짓기 위해 생년월일 태어난 시간을 적어 놓았으며, 실수로 으뜸이가 태어난 시간을 8시가 아닌 9시가 되어 버렸다. 그러 인해 으뜸이는 남윤이라는 이름이었어야 하지만, 남경민이  되었으며, 그것을 곧바로 출생신고 해 버렸다.가정법원을 통해 남경민을 남윤으로 고치는 이름 정정 신청을 하는 그 모습에서 아빠로서 애잔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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