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5 (무선) - 제2부 민중의 불꽃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은 보성과 벌교가 합쳐져 있지만 예전에는 나뉘어져 있었다. 보성은 보성이고, 벌교는 벌교였다. 태백산맥은 그렇게 보성과 벌교, 순천 주변을 지리적 배경삼아 우리의 아픈 근현대사를 이야기 한다. 지금의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과거 70년전에 일어났으며, 우리는 그 역사를 묻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서 그 아픈 현대사를 재현하고 있으며, 역사는 다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군단 위원장 염상진과 감찰부장 염상구, 소설 속에 두 형제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 태백산맥 5권 이야기는 계엄사령관 심재모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소작인과 지주 사이의 다툼과 그로 인하여 생기는 문제가 무엇이며,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권력을 우선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율어면을 장악하고,그곳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는 염상진과 그들을 막으려는 계염 사령관 심재모, 토벌대장 임상구, 감찰 부장 염상구. 이렇게 세명을 중심으로 보성에서 일어나는 밀고 당기는 싸움 속에서 심재모에게 헌병 중위가 찾아와 심재모를 끌고 갔다. 심재모가 서울로 끌려간 사유는 심재모의 용공행위였다. 처음 심재모는 자신에게 용공행위가 덧씌쒸워진 것에 대해 의아해했으며, 무죄방면될 줄 알았다. 심재모는 서울에 올라와서야 용공행위라는 죄목이 자신에게 씌워진 이유를 알게 된다. 심재모의 용공행위는 무죄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심재모 후임으로 들어온 백남식으로 인해 그것이 무산된다. 심재모가 무죄로 방면되려면 마을 주민의 서명이 있어야 하며, 백남식은 서명활동을 노골적으로 방해 하였으며, 서명할 시에는 빨갱이로 간주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늘어놓는다. 지주에 비해 힘없는 소작농민들은 그렇게 백남식의 엄포로 인하여 심재모의 억울한 사정을 알고 있지만 도와줄 수 없었다.


이렇게 백남식을 주도로 보성과 벌교 일대는 점점 더 지주를 우선하면서, 백남식은 이곳에서 호위호식하고 있었다. 아니 그가 호위호식하도록 지주들이 챙겨주고 있었다.좌익 철결을 내세우는 백남식의 행동. 염상진과 안창민 주도의 사회주의 혁명과 백남기는 서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김범우. 그는 심재모가 끌려간 이유를 알고 있었다. 서울에 연통을 넣어서 서울 신문 기자 민기홍을 통해 심재모의 소식을 듣고 있었으며, 서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소식을 들었다. 백범 김구의 암살과 토지개혁 뒤에 숨어 있는 권력자 우남 이승만의 행위들.. 대한민국 사회 질서는 우남 이승만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염상진과 함께 하는 사회주의 혁명자, 그들의 아내는 여전히 염상구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에 있었다. 염상구가 그들의 아내를 욕보임으로서 사회주의 혁명이 물거품 될 수 있는 상황. 그들은 염상구에게 복수하려고 한다. 염상진과 안창민에게 또다시 위기가 찾아오는데, 보성 인근에 바뀐 농지 개혁법 공문이 내려왔다. 그 공문에는 지주들의 토지에 대해 유상몰수 유상분배이며, 유상몰수에는 소금끼가 남아있는 땅은 제외라는 또다른 조건이 달려있다.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기대했던 소작민은 그렇게 가난에 허덕이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농지개혁법에 실망감을 느꼈으며, 지주들의 집에 불을 지르게 된다. 과거나 지금이나 그렇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법은 언제나 지주들과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으며, 그들에게 불이익이 되는 것은 배제된다. 그것을 이 소설을 통해서 다시 느끼며, 지주와 소작민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게 된다. 물론 소작농의 반란은 권력자들에겐 무언가 꾸미기 위한 또다른 구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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