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염소가 된 인간 - 나는 어떻게 인간의 삶으로부터 자유로워졌는가
토머스 트웨이츠 지음, 황성원 옮김 / 책세상 / 2017년 1월
평점 :
토머스
트웨이츠는 런던 대학교 경제학과 생물학을 공부하였고,영국 왕립 예술 대학에서 인터렉션 디자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그의 독특한
프로필, 대한민국이라면 무언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실력을 갖춘 그이지만 그가 선택한 길은 프리랜서 디자이너이다.
5년전 그의 희안한 프로젝트 <토스터 프로젝트> 가 대중에 알려졌으며, 이번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건 바로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이며, 동물과 다른 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지구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인간과 동물의 공통 조상은 무엇이며, 같은
조상에서 서로 분리되는 그 과정을 스스로 찾아 나가고 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디자이너가 아닌
저자의 전공적 특성, 생물학과 경제학, 디자인을 융합시킨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몽상가적인 모습과 돌+I
적인 기질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처음 토머스 트웨이츠가 연구하였던 동물은 코끼리였다. 스스로 코끼리가 되기 위해 거대한 장치를 만들었으며, 그 안에 자신이
들어갔다. 인간과 같이 목이 짧은 동물, 슬픔과 아픔, 걱정을 느끼는 동물 코끼리, 하지만 저자가 코끼리의 인생을 체험하기에는
제약적인 조건이 많았다. 코끼리가 가진 기다란 코도 없었으며, 덩치도 작았기에 차선책으로 선택한 길은 한가롭게 풀을 뜯어 먹고
사는 염소이다.
그렇게 저자가 염소가 되기 위해서 스스로 자행한 다양한 시도는 때로는 눈물겹기 그지 없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우리 몸의
100퍼센트를 두 발에 의지해 살아간다. 하지만 염소는 네발로 의지하며, 앞발에 60퍼센트의 체중이 실려있다.또한 염소의 앞발에
해당되는 두 손은 튼튼하지 않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토머스 트웨이츠는 그것을 다양한 장치와 도구를 활용해 극복해
나가고 있다. 두발의 길이를 나무 판자나 플라스틱이나 금속을 활용해 길게 하였으며, 인간이 두손과 두발에 의지해 세상을 탐험한다면
염소는 얼굴을 땅에 대고 입을 통해 세상에 접근하고 있었다. 자자는 그걸 정확하게 알고 있지만 따라할 수가 없었다. 두발을 길게
함으로서 목이 짧은 인간적인 신체 구조, 염소처럼 입으로 풀을 뜯어 먹을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토머스
트웨이츠는 염소의 다양한 특징을 과학적으로 ,의학적인 방식을 동원해 연구하였던 토머스 트웨이츠. 염소를 해부하고,염소 내부에 있는
생물학적인 특성을 찾아가는 과정, 인간과 염소의 차이점을 찾아내고, 그들의 독특한 특징을 찾아 가고 있다. 스스로 영화
사운드오브 뮤직의 배경이 되는 알프스에 직접 찾아가 염소무리에 섞이면서, 그들과 동화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염소들은 초원 위를
자유롭게 다니는 반면 토머스 트웨이츠는 두발(?) 을 딛고 염소무리를 쫒아가는 것 자체가 무모하였고, 고통스러운 체험이었다.
앞발에 체중이 실리지 않는 오르막길을 가는것이 상대적으로 쉬웠으며, 내리막길을 가는 건은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염소스러운
체험..그러한 체험을 스스로 함으로서, 염소의 해부학적인 신체구조와 염소의 삶을 이해 하였고, 인간으로서의 존재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어쩌면 노홍철스러운 그의 도전, 그의 몽상가적인 기질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