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엄마의 특급작전 - 배승희 변호사의 "단기" 특급 공부 노하우
배승희 지음 / 지식중심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오늘 우연히 현수막 하나 보았다. 'OO한의원 자제 서울대 의대 합격' 현수막이다. 대도시에서는 그런 현수막이 대수롭지 않지만 내가 사는 작은 시골 도시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10명이 채 안되는 그중에서, 서울대 의대 합격은 경사스러운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건 최근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되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우OO이 최연소 사법고시 합격 만큼이나 뜨겁다 할 수 있다.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우OO 또한 내가 사는 곳에 태어났으며, 그 당시 사법고시 합격 소식은 지역에 소문날 정도로 뜨거웠다고 한다.)

여기서 저자의 이력에 눈길이 갔다.배승희 변호사.26살에 사법고시에 도전해 18개월만에 합격했다는 것. 저자의 공부 노하우가 담겨진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귀담아 들을 이야기도 분명 있지만, 미흡한 점도 같이 보였다. 그건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수준은 대체로 중상위권이 아닌 중간 정도의 공부 실력을 가지고 있거나 중하위권 아이라는 것이다. 상위권이나 중상위권 아이들은 이 책을 읽을 시간에 하나라도 공부를 할 것이며, 책에 언급된 내용들은 상위권 아이들은 이미 자기만의 공부 방식을 가지고 있기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여기서 이 책이 가진 미흡한 점은 바로 부모의 수준을 높게 잡았다는 점이다. 중하위권 아이들을 코칭해 주는 부모에게 배승희 변호사가 언급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것은, 교육에 몸담고 있는 부모님이 아니라면, 버거울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의 모의고사를 하나하나 지도하고, 코치 한다는 건, 학력고사 세대인 부모에게 있어서 쉽지 않다. 더군다나 20년 넘게 공부에 손놓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저자는 이 책을 써내려가면서 이 책을 읽을 독자와 부모의 수준에 대해서 막연하게 추정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으며, 무언가 모순점이 느껴진다.

이렇게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귀담아 들을 부분도 몇가지 있다. 밥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남들이 한다고 아침을 꼬박 꼬박 챙겨주는 것은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 차라리 밥맛이 좋아지는 저녘을 알차게 채워주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아침 시간에 조금 더 자거나, 아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낫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이 있다.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 신문 사설 스크랩 하기 이다. 지금 돌이켜 본다면, 이것만큼 비효율적인 경우가 어디있을까. 신문사의 높은 위치에서 글만 써 온 편집위원들의 글은 세련되고,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그들이 쓰는 사설은 신문사의 방향에 따라 치우쳐 있으며, 좌편향이거나, 우편향인 경우가 많다. 논술을 이렇게 좌편향이나 우편향으로 쓴다면, 그것은 가산점을 받기 보다 감점 요인이 된다. 차라리 다양한 독서를 통해서 자신의 배경 지식을 쌓고, 그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논술을 작성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저자는 당연히 신문 사설 스크랩은 논술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왜 부모님은 아이들을 닥달하는 걸까. 저자는 그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내고 있으며, 아이를 닥달할 수록 아이는 삐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어쩌면 아이를 닥달하는 것은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로 인한 불안심리가 작용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가 공부는 안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하고,게임만 한다면, 그 누가 그것을 보고 있을까,그렇다고 그 아이가 게임을 하면서, 그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재능을 키워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또한 아니다. 게임을 통해 시간을 죽치고 있는 모습 속에서 부모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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