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무너지다 - 한국 명예혁명을 이끈 기자와 시민들의 이야기
정철운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10월 24일 오전 그분이 개헌 제안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저녁에 JTBC 에서 특종 기사 하나가 드러났다. 그동안 묻혔던 수많은 의혹들.. 그 의혹들의 실체에 대해 첫 단추가 열린 것이다. 그동안 언론에 의해서 현 정권의 의혹에 대해 퍼즐 맞추기를 했던 언론이 그 단 하나의 퍼즐을 맞추지 못해서 우왕좌왕했던 그들이 JTBC 가 당긴 총알 하나가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 너도 나도 비어있는 퍼즐 조각들을 맞추기 위해서 나서게 된다.


이렇게 우리 사회와 언론들은 철저히 현 정권에 맞춘 기사를 내 보냈으며,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나쁜 사람으로 찍혀 버렸다. 물론 그 중에는 그분에게 찍힌 정치인도 많았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JTBC 가 아닌 TV 조선의 행보였다. 극우 보수성향의 TV조선이 JTBC의 특종에 대해서 반기를 드는 것이 아닌 동조현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화살을 그분에 향해 쏘고 있었다. 처음 그분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TV 조선의 모습을 너무 잘 알고 있었고, 그들의 왜곡방송과 편파 방송을 너무 잘 알았기에 10월 24일 이후 TV 조선의 모습은 낯설고 어색했다. 그분의 방패가 되었던 그들이 이젠 그분에게 화살을 쏘고 있었다.


TV 조선이 그분에게 서운한 점이 그동안 많았다는 사실이며, 김영란 법으로 인하여 보수 언론이 설자리가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에는 그런 모습을 제대로 비추고 있으며, TV 조선 열렬 지지층인 50대 이상 기성세대가 그들의 인지도를 뫂여줄 수 있어도 이익이 되지 않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해 왔던 많은 모습들은 기존의 젊은 층을 흡수하지 못했고, 끌어당기지 못했다. 최순실에 관련한 단독기사를 내보냈음에도 JTBC 처럼 이목을 끌기엔 많이 부족했던 것이다.  TV 조선의 횡보.. 그들은 정녕 바뀔 것인가에 대해서, 그들은 절대 안 바뀐다는 사실이며, 현재 생존하기 위해서 움츠러 들었을 뿐이다. 일제 시대에 일본을 향해 충성심을 보였던 그들이 이제는 보수성향 지지층에 고개를 돌렸고, 이번엔 그분에게 향했던 시선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다시 그분을 버림으로서 TV 조선은 스스로 살 궁리를 찾으려고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얼마든지 그들은 다시 새로운 권력에 손을 내밀 것이며, 여전히 보수 성향에 머물거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순실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사람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2개월 동안 있었던 많은 사건들,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사건들이 너무 많았으며, 그동안 최순실에 대한 의혹이 언론에 대해서 재탕되었음에도 우리는 알지 못했다. 세월호 사건 때 터젔던 정윤회 관련 의혹들의 실체는 바로 최순실이며, 최순실은 그분을 허수아비이며, 꼭두각시처럼 만들면서 법과 제도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양파를 까도 까도 양파가 계속 나온다 는 말이 이런 경우였다. 최순실의 그동안 해왔던 많은 일들의 시작은 박정희 정권때 최태민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끝은 그분이 대통령으로 있는 지금에 이르러서 전성기였다. 그래서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고, 자신에게 드리워졌던 수많은 의혹과 진실들을 덮어 버리기 위해서 그분을 이용했던 것이다. 그것을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알 수 있고, K스포츠, 미르, 엘시티 사태,평창올림픽 이권 개입 등등 많은 것들이 나온다.


언론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린다는 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최순실을 중심으로 주변인물들이 최순실을 견제 하지 못하고, 맞장구 쳤던 그동안의 모습들, 육영재단 사건과 그 이후 그분의 오촌에 대한 의문의 죽음, 여전히 우리는 온전한 진실과 마주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순실과 그분의 주변에서 이권을 챙겼던 이들은 하나같이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김기춘과 김기춘과 연줄이 닿았던 검찰 인맥들,그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빠져나올 궁리만 하고 잇다.


불통. 그동안 언론에서 그분에 대해서 불통이라 불렀다. 그분은 자신을 격려하고 칭찬하고 응원하는 이에게만 소통하였고 손을 흔들었다. 자신에게 반하는 행동을 보여주는 이들은 모두 나쁜 사람이며, 자신의 힘과 권력을 이용해 늪으로 밀어 넣었다. TV 조선이 그분에게 화살을 겨눈 것 또한 그분의 불통 때문에 비롯되었고 서울에 잇는 외신 특파원이 서울이 아닌 중국이나 일본으로 발길을 돌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쩌면 그분은 태생부터 공주였고, 박정희가 대통령 재임 기간동안 공주로 있었기에 지금의 사태가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많은 것들이 행동이 아닌 말 뿐이었고, 하구였던 것이다. 육영수 여사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은, 문재인 이정희가 그분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문재인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닌 역효과 그 자체였던 것이다.그것이 바로 우리가 마주하는 불통의 실제적인 모습이며,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보여줬던 그런 행동을 똑같이 보여주고 있다. 탄핵이후 대구 서문시장 화재에서 보여줬던 그분의 모습은 아픔을 겪고 있었던 서문시장 상인을 위로하러 간 것이 아닌 자신을 위로받고 싶어서 간 것이다. 그분은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바로 부끄러움이다. 언론과 기자들이 느꼈던 부끄러움을 나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세월호 유가족이 국회에서 쪽잠을 잘 때, 외면했던 그분의 행동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고, 세월호 유가족이 맨바닥에서 울부짓는 그 순간에도 외면했던 그분의 모습이 싫었다. 매정할 정도로 너무 매정한 그분의 모습,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젠 이해할 수 있다. 그분이 커왔던 60년간의 삶을 알지 못하였을 땐 모르고 있었던 것들이 그분의 인생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면서 확인할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있었다. 불통 그 자체였던 그분의 모습은 바로 우리의 오래전 조선시대 왕을 중심으로 왕에게 사랑받던 공주의 모습 그 자체였으며, 자신만 위하고 생각하는 이들을 좋아했을 뿐이며, 자신을 싫어했던 이들에게 싫어하는 것은 그분의 입장에선 상식이었고 당연한 행동이었다. 다만 우리는 그런 모습을 알지 못했고, 그분을 지지했을 뿐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느끼는 부끄러움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일까. 탄핵을 마주하는 현재의 시점, 앞으로 국민은 촛불을 들고, 권력의 정점에 있는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국민의 생각과 가치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역겨움을 느끼지만, 지켜볼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도 참았고, 화가 났지만 분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 분노할 권리가 주어졌고, 참지 않을 권리가 주어졌다. 그동안 그 누구도 총알받이가 되기 싫어서 묻어버린 진실들에 대해서 이제는 찾아야 하며, 우리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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