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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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릭 베크만의 두번째 소설 할미전은 읽었지만,<오베라는 남자>는 아직 읽지 못했다. 그 소설을 읽어야 할 당위성을 나 스스로 찾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읽어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그 소설을 읽는 사람과 그 소설을 읽어야만 반드시 읽는 사람, 다른 사람들은 나의 이런 독서 취향을 이상하게 밯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처럼 이상한 사람이 바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할머니 브릿마리였다. 남편이 있고, 30이 넘은 아들이 있는 브릿마리는 청소 잘하고 가정에 충실한 그런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언니가 세상을 떠나고 엄마에게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던 브릿마리, 하지만 브릿마리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알을 깨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자식을 앞세운 부모에게는 결코 만족을 준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그렇게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경험은 지극히 한정적이며,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브릿마리의 삶을 통해 투영하고 있다.

40년간 남을 위해 살아왔던 브릿마리가 알을 깨고 나온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남편 켄트가 바람을 피우고 내연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였다. 집에서 깔끔한 걸 좋아하고, 과탄산소다로 청소를 하는 브릿마리에게 있어서 40년의 세월은 금방이었다. 1978년 마지막 사회생활을 하였고, 다시 일을 시작했던 브릿마리에게 주어진 일자리는 보르그라는 작은 마을에서 레크리에이션센터의 임시직이었으며, 브릿마리가 이곳에 일한 이유 또한 행정 착오로 인하여 얻은 것이었다.

그렇게 브릿마리가 보르그 마을에서 생활하면서 아이들은 뜬금없는 제안을 하게 된다. 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축구코치가 없다는 것, 축구 규칙도 모르고, 축구가 무엇인지 모르는 브릿마리는 당연히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고집을 꺽을 수 없었던 브릿마리는 아이들의 코치가 되었고, 그들이 말하는 바보 훈련을 하게 된다. 축구부 코치가 된 브릿마리의 삶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브릿마리의 생각의 변화, 가치관의 변화였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고 노골적으로 할망구라 말하지만, 브릿마리에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브릿마리는 40년 동안의 삶이 자신의 삶을 멈추게 만든 것이 무엇인디 찾앗으며, 스스로 점차 변하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우리들 또한 어쩌면 브릿마리처럼 알에 갇혀 잇는 건 아닐런지, 그 알에 갇혀 있으면서, 자신이 그걸 모르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브릿마리처럼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알을 깨고 나왔듯이 우리 또한 알을 깨고 나온다면 브릿마리처럼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이 소설을 말하고 있다. 브릿마리는 아픔과 슬픔, 고통으로 자신을 가둘 수 박에 없었으며, 스스로 벗어남으로서 희망을 얻게 되고, 부모님과 남편을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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