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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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퍼즐 하나를 찾기 위해서 송자는 그렇게 진실 주변에서 돌아 다니고 또 똘아다닐 수 박에 없었나 보다. 자신에게 드리운 불행한 운명들. 부모님이 죽고 형 송루가 죽고, 그리고 여동생이 죽어야 했던 그 순간, 송자는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 형의 죽음에 대해서 분노하였고 부끄러웠다.하지만 송자는 죽을 수 없었다. 약하고 기침을 해야 했던 막내 여동생과 함께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살리고자 했던 막내 여동생조차도 송자를 외면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운명, 죽어야 했던 운명을 가진 송자는 그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특별한 재능 하나로 살아남았으며, 위험의 순간에도 존재할 수 있었다. 송자가 이용당해야만 누군가는 돈을 벌 수 있었으며, 송자는 돈벌이의 도구가 되었다.

자신의 은인이라고 생각했던 펭으로 인해 송자는 남들과 달리 법을 배웠고, 부모가 죽고 살인자가 되었던 그 순간에 점쟁이의 계략에 빠져 자신의 능력은 점쟁이의 도구로서 이용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유일한 혈육, 아프지만 살려야 했던 막내 여동생, 살인자라는 누명 속에서 자신은 점쟁이 밑에서 공동묘지에서 시체를 만졌으며, 그것이 송자가 가진 특별한 재능을 얻게 되었다. 망자의 시신 속에 숨어 있는 시신의 어두음 그림자와 음모와 계략을 밝혀낼 수 있었던 송자, 자신과 함께 밍학원에서 법학과 의학을 접목하면서 송자의 능력은 더욱 더 빛나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장금에서 장금이를 괴롭혔던 금영이(홍리나) 처럼 소설 속에서 송자를 괴롭혔던 인물은 회유였다. 송자의 정직함을 의심해 그를 나쁜 길로 인도하였던 회유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가 왜 현존하는지, 정의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돌아 보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어쩌면 송자에게 정직이란,정의라는 것은 쓰레기였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추구하면 할수록 송자는 구렁텅이에 빠질 수 밖에 없었으며, 죽어갈 수 밖에 없었다., 송자가 진실을 드러낼수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체검시관으로서의 능력이 인정되면 인정될 수록, 그는 더 깊숙히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를 구해 줄 사람은 송자 자신 뿐이었으며, 그것을 의심한다는 건 스스로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진실을 아는 순간, 송자는 자신이 생각했던 진실이 진실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며,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 것처럼 살아왔다. 우리 또한 송자처럼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거짓을 진실이라 생각하면서 속 편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런지. 그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우리는 혼란 스럽고 당황스럽고, 그것을 수습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우리들의 삶은 송자의 인생을 통해서 그걸 느끼며, 분노하고 ,슬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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