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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작은 천국 - 개구쟁이 시골목사 김선주의 37가지 삶과 영성
김선주 지음 / CBS북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10여전
전 생각납니다.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배웠던 그 때,저랑 같이 컴퓨터를 배웠던 분이 시골 목사님이었습니다. 커다란 봉고차를 끌고
다녔던 그 분은 항상 컴퓨터 수업이 끝나면, 봉고차를 얻어 탄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추억을 이 책을 통해서 끄집어 냅니다. 또한
작은 소도시에 살고 있어서, 이 책에 나와 있는 김선주 시골 목사님의 삶에 대해서 낯설지 않으며, 익숙한 모습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시골 목사님은 도시 목사님과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인들은 나이가 60이 넘은 할머니이며, 그분들의 삶은 교회와
연결됩니다. 도시 목사님은 목회와 사역만 하면 되지만, 시골 목사님은 교인의 삶 속에서 어려운 것까지 해결해주는 만능 재주꾼이
되어야 합니다. 시골 목사의 특성상 젊은 일꾼이 많지 않다는 것, 교회 목사님은 교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젊으시고, 공부도 한
분이어서, 교인들의 삶 가까이에서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특히 농사를 짓고 농한기라고 할 수 있는 겨울철,
교인들의 보일러 고장부터 사소한 문제들까지 마주하며, 때로는 일꾼으로서 농부로서의 삶도 함께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시골 목사님의 삶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알 수가 있습니다.
세명의 아가씨 김선주 목사님이 운영하는 교회에서 교인중에는 세 명의 아가씨가 있습니다. 그분들은 91세,90세, 85세 나이
지긋한 할머니이시며, 아가씨라는 호칭에서 느끼듯이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세 분이 의지하면서 지낸다는 걸 짐작케합니다. 그걸
보면서 아련하고 짠한 느낌도 듭니다 교회에서 목회를 한다는 건 어쩌면 그분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일수도 잇습니다. 교회에 다니면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것, 그걸 더 원했는지 모릅니다. 혼자서 지낸다는 것, 그것은쓸쓸함과 외로움, 고독과 마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시골 교회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게 커다란 봉고차입니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교회에 오려면 직접 오시는 것이 아닌
직접 교인에게 찾아 가야 합니다. 물론 다시 모셔다 드리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 시골교회의 특별함이며, 인정이었던
겁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대부분인 시골에서 주일은 아이들과 함께 합니다. 장난 꾸러기 아이들에게 자연과 벗하면서 즐거운 놀이를 하는 것,
눈이 오면 교회 앞마당에는 비료 포대가 그들의 놀이 도구가 됩니다. 엉덩이에 비료 포대를 깔고 엉덩이가 차가워지는지도 모른 채 신나게 얼음 빙판을 뒹굴다 보면 추운줄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느낀 건 교회와 종교의 존재 이유입니다. 세련된 설교는 없지만, 찬송가를 부르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노래 박자는
제각각이지만, 그들이 함께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거, 교인들의 가정에 평안을 기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시골 교회의 존재
이유이며, 목회를 하는 것 또한 그것에 따라 바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