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존 켄드릭 뱅스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작가 루이스 캐럴이 쓴 어린이 동화로 1865년에 발표했습니다. 그 책을 모티브로 하여 쓰여진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1907년에 발표된 풍자 동화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법과 제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해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한글 번역본과 함께 영어 원서로 쓰여진 책을 같이 읽는 것이 더 좋습니다. 언어라는 것은 한 단어에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는 그걸 다의어라 부릅니다. 예를 들어 한글로 '김'이라는 단어 속에는 '먹는 김'과 '수증기'를 뜻하는 김으로 나뉘는데, 풍자 소설은 그런 언어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이 책 또한 풍자 소설이기 때문에, 영어 로 쓰여진 책을 읽는다면 한글 번역본에서 느껴지지 못하는 재미와 맛을 알게 됩니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에는 어떤 제품을 독점 생산하는 기업들의 횡포에 대해서 모자 장수는 하나의 묘책을 강구합니다. 직접 도시를 만들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시의 소유로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리가 원하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평등과 자유가 주어지며, 안전을 추구합니다. 질투와 시기심,이기적인 생각이 없는 도시가 바로 모자장수가 추구하는 도시입니다.하지만 목적이 수단이 될 수 없는 법,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것이 모자장수가 만든 도시에는 있지만 이 도시에는 편리함이 없습니다. 자신이 쓰고 잇는 치아조차 시의 소유가 됨으로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치아를 다 빼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그 치아는 별도로 보관됩니다.

전화 또한 시에서 소유하고 있으며, 교환원에 의해서 우리는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이 전화를 걸고 받는 그 안에 있는 내용들이 다 검열될 수 박에 없으며, 비밀이 없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비밀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게 되고,누군가 뒷담화 하거나 시기와 질투심을 유발하는 대화가 사라지고 우리 일상은 평온해집니다.

도시에서 운영하는 철도 또한 시의 소유입니다., 도시 외곽에 존재하는 철로와 그 철로 위에 있는 기차. 그 기차는 철로 위를 한가득 채우고 있으며, 절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우리가 철도를 사용하는 목적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빨리 이동하는 것이 목적인데 이 도시에 있는 기차의 목적은 안전을 먼저 생각합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기차. 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기차가 아닙니다. 인간은 기차 위에서 걸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존 켄드릭 뱅스가 말하고자 하는 풍자의 개념입니다.

이렇게 이 소설에서 풍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 어떤 걸 선택할 때 하나의 목적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 목적이 바뀌면, 사물이나 장소의 개념도 달라지고 변화를 추구합니다. 그것에 대해 우리 스스로 모순적인 생각을 추구하고 있으며, 편리함과 안전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 행복과 불행은 양립할 수 없다는 그 사실을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에서 말하고자 하는 본질이며, 우리 스스로 어떤 것을 선택한다며, 하나는 내려 놓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