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소파 - 누구에게나 게으를 권리가 있다 지식의숲 K
이본느 하우브리히 지음, 이영희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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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우리 삶 깊숙한 곳에 부지런함이 숨어있다. 누군가 강요하지 않아도 부지런해야 할 것만 같은 우리의 삶. 부지런함이라는 것을 미덕이라 생각하면서 우리는 살았다. 여기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왜 우리는 부지런함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게 되었는가. 그건 우리가 없이 살면서 배고픔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배고픔을 느낀 세대는 바로 1940년대 ~1960년대를 견뎌온 사람들이며,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건 부지런한 습관에 있다. 그들은 부지런함이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도구라고 생각하면 살아왓던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다.


점점 더 편리하고 안락한 삶을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과거의 낡은 습성인 부지런함을 가질 필요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기성세대는 부지런함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 세대에게 그 가치관을 주입시키게 된다. 우리는 충돌과 갈등의 씨앗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느긋하고 게으른 사람들과 부지런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 부지런한 사람은 느긋한 사람들을 나태하고,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부지런함에 대한 모순이자 때로는 부정적인 생각의 이유가 된다.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부지런함에 대해 강요하고, 부지런하지 않은 상황을 못 견뎌한다.


요즘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웃집 찰스. 외국인 사위와 한국인 아내. 사위는 아내 곁에서 나태하고 느긋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걸 본 장인 장모는 답답할 지경이다. 문화와 문화의 충돌. 외국인 사위는 한국에 살아가려면 선택권이 없었다. 한국인이 요구하는 것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있으며, 그것은 스트레스가 된다. 어쩌면 우리가 그들의 나약함을 못 견뎌하고, 그들은 우리의 부지런함을 못 견뎌하고 있다. 갈등과 반목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서로가 서로의 가치관을 수용하지 못하고 나의 생각이 옳다는 것.그것이 우리의 문제였으며, 부지런함의 실체이다. 할일이 없어도 부지런해야 할 것 같은 상황.그런 상황은 우리의 정신 건강을 갉아먹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함의 이유였다.


이제는 우리도 조금은 게을러질 필요가 있다. 부지런함을 내려놓고 나 자신의 정체성을 얻어가는 것..여유로움과 행복함을 얻기 위해서 우리에게 때로는 느긋함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의성은 부지런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느긋함과 게으름 몽상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창의성을 과거의 습성에 따라 배울 수 있고 학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놓여진다.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창의성은 배우는 것이 아니며, 스스로 세상 속에서 관찰하고, 여유로움과 게으른 삶 속에서 나타난다. 그것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으며, 소파란 바로 느긋함과 안락함,게으름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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