コンビニ人間 (單行本)
무라타 사야카 지음 / 文藝春秋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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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편의점이 들어온 것은 5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에 반해 대한민국은 20년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대형마크와 슈퍼마켓이 가지지 못하는 차별화된 요소를 편의점에 적용하여 우리 삶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존재한다. 편의점에서 느껴지는 인테리어와 그곳에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이며, 도시인들에게 필수적인 공간이 되었다. 

처음 에세이에 가까운 소설이고 생각하면서 출발하였지만 실제 이 안에는 도시에서 하나의 소모품으로서 존재하는 편의점 직원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소설 속에 등장하면서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게이코, 게이코의 삶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다. 마음 속에 존재하는 정서적으로 불안한 실체,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과 마주하게 된 게이코는 어릴 적 부모님에게 배웠던 지식을 바탕으로 그 사건을 해결하였고, 부모님은 그 사건으로 인하여 학교와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했다.. 여기서 게이코의 주변인물들은 게이코의 행동에 대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지만, 정작 게이코는 자신의 행동이 왜 문제인지 알지 못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게이코는 편의점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사회에서 하나의 소모품이며, 정상인으로 인정받게 된다. 18년간 편의점에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이코의 하루는 항상 동일하였으며, 편의점이라는 일정한 공간에서 자신만의 세계와 습관을 형성하고 있다. 매뉴얼에 따라 게이코는 모든 걸 판단하고 결정하고 답을 내리고 있었으며, 그것을 찾아 나가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판단 내리고 결정하는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을 구분짓지 못하는 게이코, 그럼으로서 자신이 일하는 편의점이 아닌 다른 편의점에서 똑같은 행동을 하였고, 주변 사람들은 게이코의 이상 행동에 대해 쉽게 단정 내려 버렸다.게이코의 일상에서의 모습은 일본에서 느껴지는 매뉴얼 사회의 대표적인 모습이며, 게이코는 그 메뉴얼이 존재하기에 거기에 최적화된 인간이 되어 왔다.그건 어쩌면 게이코가 18년동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였던 것이다. 

게이코의 삶은 편의점이라는 공간에 한정되어 있다. 그 공간에서 벗어나거나 시간이나 공간에서 나와 버리면 다시 흔들리게 되고 불안해져 간다. 정체성의 혼란과, 어떤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때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이코의 모습 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일본 사회 안에 숨어있는 불안의 실체이며, 일본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과거 일본 지진에서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흘러 나왔을 때 그들이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던 건 매뉴얼이 없었던 것이며, 게이코는 매뉴얼이 있을 때와 없을때 정상적인 행동과 비정상적인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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