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그 꽃 보려고 다시 일 년 - 짧은 시의 미학 김일로 시집 <송산하> 읽기
김병기 지음 / 사계절 / 2016년 10월
평점 :
제목에
눈길이 갔다. 꽃씨라는 하나의 단어 속에 자연과 시간이 있었다. 이 세상 만물은 때가 되면 열매를 맺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런 오묘한 조화 속에서 지구는 생명체를 잉태 하였으며, 순환을 해 왔던 것이다. 책에 담겨진 132편의 시 또한 그런
우리의 자연을 말하고 있으며, 꾸미지 않으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삶 속에서 생겨나는 여러가지 모습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이
책을 보다시피 김일로 시인, 김병기 두 사람의 저자가 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의 서로 다른 각자의 시를 소개한다고 생각했으나
132편의 시는 김일로 시인이 남겨놓은 한문시 <송산하 頌山河>로서 김병기님의 역보하였다. 여기서 역보란 시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 안에 시인의 생각에 가깝게 서술해 나가는 형식이며 번역과 다른 개념이다. 어쩌면 역보함으로써 한문시에서
느끼는 그 느낌을 독자가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다.
132편의
시에서 느껴지는 것은 바로 자연 그대로의 삶이었다. 산과 강,바다로 이루어진 대한민국의 삶 속에서 자연과 벗하면서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자연에서 답을 얻고자 하였으며, 걱정과 근심 또한 부질 없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여름의 불청객으로
생각하는 매미조자 자연의 일부분이며, 산에 피어나는 들꽃 또한 자연 그대로가 아름답다는 걸 일깨워 주고 있다.
두 견 설 화 전 상 금
杜 鵑 說 話 傳 尙 今
두견새
눈물은
진분홍
청산에
떨어져
진달래
책에는
진달래와 매미가 간간히 등장한다. 지금은 진달래라고 부르지만 한때 두견화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물론 두견화에 대해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통해서 들었던 기억이 나기 때문에 크게 어색하지 않았으며, 김일로 시인의 시상을 엿볼 수 있다. 어쩌면 이 책이 가진
가치는 지금은 쓰여지지 않는 우리 말과 글에 대해서 그걸 다시 꺼내 우리의 과거를 회상하는데 있었다. 그리고 그걸 회상함으로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인지, 그걸 찾아보게 만들어 준다. 자연 속에서 잠자리를 잡고, 여치와 메뚜기를 잡아 구워 먹었던
그때의 기억들, 시집을 통해서 그걸 다시 느낄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