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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더 걸스
에마 클라인 지음, 정주연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10월
평점 :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또 한 번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히피 문화를 다루고 있는 <더 걸스>에서 소설 속에 존재하는 많은 인물들의 관계를 깊이 파악할 수가 없었다. 그건 처음 읽어서 생기는 오류 였으며, 두 번째 읽는다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소설 속 주인공 이비 보이드의 삶 속에 감추어진 그의 감정과 아픔을 이해하는 것,그것이 바로 이 소설에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비보이드는 이비 아줌마로 불려진다. 어느날 친구 댄의 집에 있는 줄리언과 새셔의 모습에서 1969년 14살 어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고, 이 소설은 그 어린 시잘에 자신의 상황을 녹여내고 있다. 이비 보이드에게 놓여진 암울한 상황은 스스로 히피 문화에 빠져드는 이유가 되었으며, 19살 수잔과 어울리는 이유가 된다. 물론 수잔과 함께 어울리면서, 수잔에게 매료된 이비는 동성 간에 금기시 되는 성교와 히피문화에 젖어들면서 그들과 함께 욕망의 소용돌이 속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미비 보이드는 왜 범죄를 저질렀던 것일까. 그건 자신에게 놓여진 상황만 존재하였고, 자신이 했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나 도덕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수잔과 함께 하면서, 그들의 무리 속에 속해 있었던 이비는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거짓말을 하였고, 수잔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이비 보이드는 스스로 자신의 한 행동이 정당하다 생각하였으며, 누군가 죽어가는 걸 바라보면서 그걸 즐기게 된다. 마약과 술,음악.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있는 그 상황에서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했던 이비 보이드에게 있어서 수잔의 존재는 동질감이며, 그 동질감 속에서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큰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던 것이다.
소설을 읽어간다면 원작이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번역과정에서 원작 속에 있는 소설속의 느낌들은 조금은 지워졌을 것 같다. 물론 영어로 쓰여진 문장 속에서 반복 되어지는 as if 로 시작되는 문장 속에서 번역에서 느낄 수 없는 그 뉘앙스를 원작을 통해 한번 더 느껴 보고 싶어진다. 이비가 느꼈던 쾌락과 욕망,이비는 왜 그들에게 매료 되었고, 그들과 왜 함께 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