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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사라지는 시대 - 디지털 기억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가
애비 스미스 럼지 지음, 곽성혜 옮김 / 유노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컴퓨터를
처음 접했을 떄 컴퓨터는 마냥 신기한 도구였다. 내가 만지는데로 아는데로 움직이고, 저장하고 꺼낼 수 있는 도구, 소멸되지 않는
도구였으며, 기억할 수 있는 도구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컴퓨터가 실생활에 들어오기 전 우리는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며 그때의 기억들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기재하는 것,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
학교에서 출석과 결석 체크하는 것까지,컴퓨터로 이루어지는 당연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실제 30년이 채
되지 않으며, 꽤 오랫동안 우리는 종이를 통해서 가계부를 써내려 갔으며, 타자기로 문서를 작성해 왔다. 영화관에 걸리는 새로운
영화와 간판 또한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일일히 손으로 그림을 그려왔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추억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뀌면서 우리의 일상이 바뀌게 된다. 과거처럼 전화번호를 종이에 적거나 일일히 외우지
않아도 되며, 컴퓨터와 모바일 안에 일일히 저장하면서 다니게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억들이 나의 소유가 되는 반면, 그
기억들은 언제 저장했고, 언제 사용했는지 그것이 전혀 기억 나지 않을때가 있다. 그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는 알지만 그 사람의
얼굴 조차 기억나지 않는 것이 점점 많아지고, 나의 가까운 사람들의 전화번호조차 모바일이 없다면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것들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으며, 우리 삶은 어떤지 돌아 볼 수 있다.
그렇게 우리 삶속에 데이터라는 개념이 들어오게 되고, 데이터가 권력인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업들은 그
데이터의 양과 질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좌우되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구글이며, 구글은 전문 검색엔진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시너지 효과를 생성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에 있어서 구글의 현재 모습은 자율 자동차
운행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전세계 모든 책들을 한 곳으로 옮긴다는 야심찬 계획이 현실로 되어 가고 있었다. 이런 구글의 모습은
한편으로 우려스러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가 걱정 하는 것은 데이터의 소멸 문제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기록하는 것들이 나의 족쇄가 된다는
걸, 그동안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요즘 뜨고 있는 것이 잊혀질 권리이며, 그것이 법과 제도를 통해서 점차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기억과 지식이 홍수처럼 물밀듯 밀려오면서 어떤 걸 소멸시켜야 하고 어떤 걸 유지 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가
도래하였다.
디지털의 본질은 가상 공간이다. 하지만 그 디지털 안에 존재 하는 데이터는 물리적인 공간 안에 포함되어 있다. 테이프
드라이브에서 플로피 디스크로 그리고 하드 디스크와 USB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저장 매체가 등장하면서,우리는 저장 매체를 만드는
물질이 무한정 존재한다고 착각 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의 약점이며, 기술이 계속 업그레이드 되면서 데이터를 소멸
시키거나 백업 기능이 중요시 되며, 때로는 실수로 인하여, 바이러스나 외부의 문제로 인하여 소중한 데이터가 삭제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 데이터들은 그런 식으로 사라지며, 모바일의 경우 분실이나 도난 등으로 인하여 사라지는 경우가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