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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egetarian (Paperback, International) -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
Hogarth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베스트셀러
작품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특히 해외에서 상을 탄 문학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10년전 출간된 한강의 <채식주의자>
가 정녕 가치가 있다면 벌써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크게 알려지지 않다가, 해외상을 타고 난 이후 너도
나도 읽기 시작한다. <채식주의자> 그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했던 게 아닌 왜 이 문학작품이 해외 서양인들에게
이목을 끌게 되었느냐는 것이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 박찬욱의 박쥐,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러한 예술과 문학이 서양인에게
관심을 가진 건 그 안에 담겨진 컨텐츠도 중요하지만 성(性) 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 또한 성에 대한 담론이
존재하며, 그들은 이 소설 주인공 영혜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모습과 남녀간의 성에 대해 알고 싶었을 것이다. 작가는 그걸 콕
집어내고 있었으며, 대한민국 사회의 현재 모습을 이 소설이 끼우고 싶었다.
영혜라는 인물...고기도 잘 먹고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가 어느날 냉장고에 있는 고기들을 모두 버리기 시작한다. 남편의 입장에선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꿈을 꾸고 나서 그 꿈으로 인하여 냉장고의 고기를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다니, 그걸 누가 이해할까. 그렇게 영혜는 오로지 풀만 섭취했으며, 고기를 경멸하게 된다. 그럼으로서 영혜는 마음속의 고통을
감춘채 아위어 가기 시작하게 된다. 한국인의 정서상 영혜의 행동에 대해서 장인 장모 체저가 끼어 들 수 밖에 없다. 남편의 잘못이
아닌 딸의 잘못이기에 두 사람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싶어한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영혜는 더욱더 고집스러워졌으며, 자신을
방해하는 모든 걸 거부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영혜에게 지워진 운명이며, 숙명이었다. 그렇게 이 소설은 처음 영혜의 이야기에서
영혜의 언니의 남편의 이야기로 옮겨가게 된다. 처제와 형부 사이, 형부는 체제의 이상한 행동이 불쌍함을 느끼기 보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영혜의 모습,그녀를 업고 병원으로 옮겼던 형부는 영혜와의 첫 스킨십에서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 사실을 영혜의 언니가 모를리가 없으며, 남편을 경멸하게 된다.
이 소설에는 그렇게 영혜라는 인물의 처음과 끝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가 세편의 단편 소설로 그려내고 있으며, 영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 속에 각자의 입장만 말하고 있다. 정작 영혜의 마음 속 그 숨어있는 걸 끄집어 내지 못한다는 것, 그것을 이
소설 속에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