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 초상화에 감춰진 옛 이야기
배한철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 드라마 <바람의 화원> 이 생갔난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삶을 소설과 드라마로 만들어낸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의 감추어진 삶을 재조명하고 있었으며, 드라마 속에는 정조의 어진화사를 그리는 신윤복의 모습이 자세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김홍도는 어진화사를 그렸지만 신윤복은 어진화사를 그렸는지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드라마에는 신윤복의 삶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어진화사라는 장치를 도입하였으며, 그 안에서 신윤복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렇게 어진화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바로 조선은 초상화의 나라이며, 조선은 초상화를 그릴 떄 극사실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인물의 털한가락 얼굴 모습 하나하나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후대에 우리는 초상화를 보면서 그 인물의 병까지도 추정할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이 깨지게 된건 후대에 들어와서였다. 친일파와 민족주의자에 의해서 인물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을 읽으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등장한다. 오성과 한음에 대한 설화, 암행어사 박문수,청백리 황희 정승은 허구적인 사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문수는 암행어사가 아니었으며, 영남 지방에서 백성들의 군역을 체크하는 관리였으며, 오성과 한음의 우정에는 서인 강경파였던 이귀가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와 역사 속에서 이귀의 존재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우정은 존재했지만 실제로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돈독하지 않았다. 물론 황희 정승 또한 청백리하지 않았으며, 부정부패를 저질렀던 역사적 일화가 존재하고 있다.

역사에 관한 책에는 언제나 임진왜란이 언급되고 있다. 이책에도 임진왜란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현충사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는 실제 이순신이 아닌 상상화였으며, 그동안 여기저기 보관하였던 이순신의 실제 초상화는 다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물론 동아대학교에서 모 승려에 의해 그려진 이순신 장군 영정은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인자한 모습은 아니었다. 여기서 임진왜란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이순신 말고 이여송이 있다. 그런데 한가지 우리가 모르는 인물이 있으며 그 사람의 이름은 석성이라는 명나라 장수였다. 그가 아니었으면, 조선은 왜구 차지가 될 수 밖에 없었으며 이순신 장군의 업적 또한 부각되지 않았을 것이다.역관이었던 홍순관과 명나라 장수 석성, 두사람으로 인하여,명나라 군대가 조선에 파견될 수 있었고, 조선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우리는 그 사실을 감추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순신을 부각시키고 명나라 이여송과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낮추는 것..그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이다.

이 책은 초상화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주로 조선의 초상화를 주로 언급하고 있으며, 신라와 고구려에 대해서 잠깐 나오고 있다. 그건 초상화를 보존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으며, 27대 임금 중 현재 남아있는 어진화사가 4개에 불과한 그 사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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