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용도 (양장)
니콜라 부비에 지음, 티에리 베르네 그림, 이재형 옮김 / 소동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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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무얼까요. 여행이란 길을 떠나는 것이고 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때로는 길을 만들어가기도 하고, 기을 잃기도 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계획되지 않는 길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가 만들어가는 그 길에는 사람이 있으며, 사람과 함께 하면서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모험을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은 여행이야기입니다. 여행이라 하면 사진이 떠오르고 그 지역의 유명한 건물과 그림과 미술품이 떠오릅니다. 이 책에는 사람이 먼저 생각나게 합니다. 저자가 머물러 있는 곳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그들은 무엇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지, 그들의 생각을 통해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변화를 주게 됩니다. 저자는 길을 잃는 것이 때로는 행운을 가져 온다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에 있는 듯한 책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들.그러나 이 책의 배경은 1950년대이며, 스위스에서 아시아로 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시아파와 수니파의 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들의 모습 속에 긴장과 갈등이 존재합니다. 때로는 그곳을 지나가다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인정하였기에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니콜라 부비에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사람이 존재하며, 그들은 살아가는 발자취 속에서 그들에게 이념이란 거추장스러운 것입니다.

여행은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여행은 그냥 그 자체로서 충분하다는 것을 곧 증명해 주리라. 여행자는 자기가 여행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는 여행이 여행자를 만들고 여행자를 해체한다.(p15)

세르비아어를 못 알아듣는 철물공에게 우리가 뭘 원하는지를 이해시켜야만 했다(p89)

파리들이 떼로 몰려들어 앉아있다 간 홈 있는 과일은 먹지 말아야 하고, 얼마만큼의 비곗조각은 본능적으로 접시에 그냥 남겨두어야 하며, 과립성 결막염에 걸리고 싶지 않으면 악수를 하고 난 뒤에는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한다.(p118)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부족한 것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기술이 부족하다. 반면에 우리는 지나치게 발달된 기술이 우리를 끌고 들어갔던 막다른 길엣허 멋어나고 싶어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오락 문화에 물들 대로 물든 우리의 감수성을 되살리고 싶어 하는 것이다. (p176)

1세기 전까지만 해도 이 지방에는 아르메니아인이 거의 백만명 가량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겨우 1만 5000명 정도가 남아 이 도시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다. (p224)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것이 바로 마하바드이 어두운 면이었다. (p294)

<발루치족이 사용하는 페르시아어 연구> 에서 발산이 제안하는 어원에 따르면 '발루치'는 불운을 의미하며, 그들은 이렇게 자신들을 발루치라 부름으로써 그 불운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티베트 사람들에게 옴이라던가 똥,쓴맛 같은 이름을 붙여주는데, 그것은 젖을 뗄때까지 아이들을 귀신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p492)

나는 고리키가 그랬던 것처럼 길 위에서 배움을 얻으려는 사람들이지만, 요행히 진짜 학자다운 학자를 만났을 때 그 기회를 이용하지 않는 건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언제나 힘든 걸 마다하지 않고 질문에 답하고, 정보를 알려주고, 활기에 가득 차서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것처럼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더욱 그렇다.(p644)

여행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새로운 것을 얻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그 한가지 목적만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과 마주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얻고 그들의 생각 속에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여행에서 중심은 언제나 자신이며, 자신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비교하게 됩니다. 내가 살아 있는 곳, 내가 태어났던 곳, 나의 가족과 나의 집..그것을 기준으로 바라보고 여행을 떠나면서 변화합니다. 세상의 용도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나 스스로 헤맬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세상은 나에게 새로운 것을 선물로 준다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것을 내려 놓는다면 그들 또한 가지고 있는 것을 우리에게 줍니다. 서로가 가진 것을 마주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세상의 용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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